앵커: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는 현재 적지 않은 탈북자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삶의 터전을 옮긴 자유의 땅,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는 탈북 동포 두사람은 북녁땅에도 하루빨리 자유가 찾아가길 고대했습니다. 유지승 기자가 이들을 만나 봤습니다.
탈북자 피터 송씨는 북한을 탈출해 천신만고 끝에 2008년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수지 홍씨는 그보다 한해 뒤인 2009년 미국에 왔습니다. 지난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이들 탈북자를 만나 미국 생활을 들어보았습니다.
피터 송씨는 북한 집단농장에서 일을 하다 탈출했고, 수지 홍씨는 공장에서 일을 하다 탈출했습니다.
미국에 도착한 날짜는 다르지만 이들은 미국내 한 교회에서 만나 서로 탈북자란 것을 알고 의지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들의 탈북여정은 간단치 않았습니다.
피터 송: 태국하고 싱가폴, 아르헨티나, 멕시코를 통해서 왔습니다.
수지 홍: 두만강 건널 때는 죽기아니면 살기로 건넜고, 중국에 있다가 라오스 타일랜드, 이렇게 미국에 왔어요.
두 사람 모두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자유를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했지만 한동안은 모든 것이 자유롭고, 자율적으로 돌아가는 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는 일을 하고 교회에서 봉사도 하는 등 일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있고, 하루 세끼 마음껏 먹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합니다.
피터 송: 먹자고 사니까 먹는게 근심 걱정 없고, 북한에서 먹는 것은 식사라고 할 수 없죠,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죠 하루 세끼를 먹는 사람도 적죠.
수지 홍: 제일 좋은 것은 북에선 아무리 우리가 벌고 싶어도 일하고 싶어도 일하고 차려지는 돈이 없어요. 근데 미국은 어쨌든 자기가 일하는 만큼 댓가가 차려지는 나라에요. 그게 천국이에요.
이들은 탈북과정에서 수 년간 도피생활을 해 몸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수지 홍씨는 지금도 병원을 다니며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수지 홍: 북한에서 고난행군시기에 죽을 때 먹고살기 위해서 많이 힘들었던 것이 그때 그것 때문에 많이 아파요.
북한에 가족을 두고 온 홍씨는 미국에서 번 돈을 꼬박꼬박 북한의 가족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피터 송씨도 상황은 마찬가지지만 갑자기 찾아온 자유가 현실이 아닌 것 같아 오히려 불안해 질 때가 있다고 합니다. 북한의 억압생활이 얼마나 질긴 악몽이었는지 알게 해 줍니다.
피터 송: 불안하죠. 지금도 이민국 직원이 와도 불안해요. (자유를 빼앗아 갈까) 지금도 불안해요.
자유를 되찾은 지 이제 5년 정도. 자유롭게 살고, 여러 사람에게 도움도 받고 의사소통도 자유롭다고 환하게 웃는 이들은 미국이라는 땅에 도착해 자유를 누리기까지는 무엇보다 한인동포들에게 가장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수지 홍: 남한 사람들에 대한 것을 안좋게 생각했는데 실제로 미국에 와보니 도움받는 것은 한국분들이 많이 도와주시는 거에여. 그걸 생각하면 우린 한민족이고 한반도가 통일이 돼야 되겠다고 많이 느끼고 있어요.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는 이들은 북에 남겨진 가족 등 많은 북녘 동포들이 하루빨리 자유를 회복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