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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가짜 약품으로 인한 사고를 더는 방치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사용한 약병과 포장용기들을 의무적으로 폐기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가짜 약품 제조와 개인의료 행위를 뿌리 뽑겠다고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가짜 약품에 의한 사고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위생방역 질서와 보건질서를 철저히 세울 데 대한 인민보안부 지시문이 내려왔다면서 지시문에서 가짜 약품을 제조하는 자들을 엄벌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해왔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소식통도 병원시설이 아닌 곳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을 단속하고 있다며 며칠 전부터는 혜산 장마당에서 일체 의약품과 살충제를 팔지 못하도록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인민보안부는 최근 지시문에서 일부 의료 일꾼들이 의료시설이 아닌 곳에서 돈을 받고 주민들을 치료하고 있다며 의료시설도 없는 곳에서 치료를 받다가 생명을 잃는 환자들도 있다고 지적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환자들의 경우 민간치료법으로도 얼마든지 고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마당에서 파는 가짜 약품을 사서 쓰다가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며 가짜 약품들을 제조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합니다.
인민보안부의 지시에 따라 일반 치료는 물론, 주사를 맞는 것까지 주변 병원들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를 위반하면 치료한 의사와 함께 환자까지도 처벌받게 된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또 병원들마다 쓰고 난 약병의 상표와 포장용기들을 의무적으로 훼손하고 사용한 약병들은 매일 해당 책임자들에게 바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런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에 대해 소식통들은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의료사고들 때문이라며 대부분의 의료사고는 가짜 약품과 연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장마당에 가면 쓰고 난 중국산 약병들과 점액주사(링거) 병들을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장사꾼들이 있는데 이들은 상표가 훼손되지 않은 약병들을 가져다가 가짜 약을 제조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가하면 함경북도 청진시 역전동에서는 집에서 낙태시술을 하던 청진산원 의사가 미혼여성을 사망케 한 사건이 있었다며 하필이면 지시문이 내려 온 때에 이런 사고를 쳐 틀림없이 교화(교도소) 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양강도 소식통도 얼마 전 혜산제지공장 탁아소에서 중국산 살충제를 어린이들 머리와 옷에 뿌렸는데 숱한 아이들이 질식해 쓰러지고 그중 두 명이 사망했다며 탁아소나 유치원들에서는 이를 없애기 위해 중국산 살충약들을 자주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