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병실 난방도 환자가족에 떠맡겨

북한 강원도의 한 병원에서 어린이가 포도당 주사를 맞고 있다.
북한 강원도의 한 병원에서 어린이가 포도당 주사를 맞고 있다. (ASSOCIATED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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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최근 각 도에 있는 인민병원들의 입원실을 온돌방으로 개조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입원실 난방을 보장하지 못해 온돌방용 땔감도 환자들이 부담해야 한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12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늦가을 함경북도에서 제일 큰 병원인 청진의학대학병원의 입원실들을 모두 온돌방으로 개조했다”면서 “개조된 온돌방의 난방용 석탄이 보장되지 않아 입원환자 가족들이 자체로 땔감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한주 전에 내 친구의 아내가 갑자기 맹장(충추염)이 터져 도 의학대학병원으로 후송됐는데 그 이튿날 사망했다”면서 “수술받은 환자가 밤새 난방도 안 되는 입원실에 방치된 채 숨졌는데 새벽에서야 환자의 가족들이 발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내 친구는 아내가 농촌사람이 아니고 도회지 사람이었다면 그렇게 냉방에 방치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면서 “병원 측에서는 패혈증에 의한 사망이라고 진단했지만 사실은 동사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환자가족들이 순번을 정해 땔감을 보장하는 입원실엔 10여 명의 환자와 가족들까지 꽉 차있어 위생실(화장실)에 오가는 것도 힘든 실정”이라면서 “입원환자들은 대부분 수술환자로 의사나 간호사의 항시적인 감시가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의약품부터 담요, 땔감까지 전부 환자 가족들이 부담해야 해 집안에 수술환자가 생기면 가족들의 생계가 위협을 받는다”며 “일부 노인들의 경우, 집안 망하게 할 일이 있냐며 한사코 입원치료를 거부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2일 “요즘 평양산원도 난방을 보장하지 못해 일반 임산부들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양 병원들이 그 모양인데 지방에 있는 병원들이야 오죽 하겠냐”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는 청진화력발전소 설비가 낡아 서두수 발전소의 전기로 김책제철소의 용광로 1기를 겨우 가동하는 수준”이라며 “어느 곳보다 따뜻하게 해줘야 할 병원의 난방을 환자 가족들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원래 입원실에는 난방용 스팀난로가 있었으나 올 가을에 모두 뜯어내고 온돌방으로 개조했다”면서 추운 겨울을 앞두고 온돌방으로 개조한 것은 애초부터 환자가족이 자체로 난방을 해결하라는 의미 아니겠냐”고 반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