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가정에서 '자력갱생 다리미'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량강도 '5월 8일 임업기계공장'에서 만든 가정용 철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단연 첫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자력갱생 다리미'라고 합니다.
‘자력갱생 다리미’가 무엇인지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양강도 혜산시 ‘5월 8일 임업기계공장’에서 만든 가정용 철제품들이 높은 인기를 어어 가고 있는 가운데 이 공장에서 만든 ‘자력갱생 다리미’는 없어서 못 팔정도로 크게 유행하고 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5.8임업기계공장’에서 중국산 산소용접기와 소형선반들을 이용해 많은 철제품들을 만들고 있다”면서 “그 중에서도 주민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는 것이 ‘자력갱생 다리미’”라고 말했습니다.
혜산시 위연 지구에 자리 잡고 있는 ‘5월 8일 임업기계공장’은 벌목용 기계톱과 소형뜨락또르(트랙터)를 비롯해 박격포탄 부품들과 같은 군수품들도 생산하는 공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에 들이닥친 ‘고난의 행군’으로 지금까지 생산이 거의 중단된 상태였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이러한 ‘5.8임업기계공장’이 갑자기 이름을 날리게 된 것은 지난해 여름부터 전기를 쓰지 않는 중국산 산소용접기와 배터리를 전원으로 하는 중국산 소형선반들을 도입하면서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 공장에서는 전기사정이 나아지는 여름철엔 가정용 쇠절구와 국수분틀, 방범용 자물쇠와 문 걸이들을 만들어 수익을 올렸다고 합니다. 또 지난해 가을에는 펑펑이(뻥튀기)기계와 ‘자력갱생 다리미’를 만들어 전국에 판매했는데 ‘자력갱생 다리미’가 북한의 모든 가정들에 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계절에 관계없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자력갱생 다리미’는 옛날 숯불을 넣어 옷을 다리던 ‘불다리미’를 가리킨다”면서 “‘자력갱생 다리미’라는 이름도 공장에서 직접 달아준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전기사정이 매우 열악한 북한에서 전기가 전혀 필요 없는 다리미라는 의미에서 옛날 숯을 넣어 쓰던 ‘불다리미’에 주민들이 ‘자력갱생 다리미’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전기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옛날 전기가 없던 시대에 쓰던 가정용품들이 모두 되살아나고 있다”며 “손절구와 치, 맷돌, 국수분틀, 불다리미 같은 옛날 물건들이 이제 매 가정들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