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왕국’ 북한 서 떠오르는 IT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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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 최첨단 IT, 즉 정보 기술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고 전문 인력만 1만명을 넘어섰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매 년 수 천명의 대학생이 우수한 실력을 갖추고 사회에 진출해 북한 내 IT 인력시장이 커지면서 해외 시장도 두드리고 있다는 겁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네덜란드의 GPI 컨설턴시사(GPI Consultancy)는 최근 미국 뉴욕의IT 전문 잡지 ‘ACM 커뮤니케이션’ 8월 호에 ‘은둔 왕국의 떠오르는 산업’(Emerging Market inside the hermit kingdom)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내고 “북한의 최첨단 IT 기술 산업이 국가적인 지원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수년간 대북 사업투자 자문을 해 온 GPI 컨설턴시의 폴 치아(Paul Tjia) 대표는 이 기고문을 통해 “북한에는 큰 규모의 IT 산업이 형성돼 있고, IT 전문가들만해도 1만 여명에 육박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의 IT 산업의 강점은 바로 우수한 인력들”이라면서 “매년 대학에서 수 천명의 IT 전공자가 졸업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IT 인력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IT 인력들은 주로 ‘김일성 대학’과 미국 유명 대학인 시라큐스대와 공동 연구를 하는 ‘김책 공대’를 졸업하며, 국영 또는 외국 합작 기업들에서 경력을 쌓아간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치아 대표는 북한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연구개발 기관인 ‘조선 컴퓨터센터(KCC)’를 언급하며 1천 명 이상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고 평양 본사와 지방 사무소 그리고 해외 사무소를 통해 유럽과 중국 등 해외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선 컴퓨터센터’가 북한식 리눅스 운영체제인 ‘붉은 별’ (red star) 그리고 컴퓨터 학습, 번역 운영 프로그램 등을 생산해 냈다고 치아 대표는 소개했습니다.

이에 더해 북한 IT 산업은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 분야와 애니매이션 산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치아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애니매이션 산업은 북한 당국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면서, 1957년부터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북한의 아동영화 찰영소, 즉 SEK 스튜디오는 3D 입체 동영상 등 수준 높은 만화와 동영상들을 제작해 내고 있다고 이 기고문은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에도 게재된 이번 기고문은 SEK 스튜디오를 촬영해 북한의 애니매이션 산업을 선전하는 조선중앙통신의 동영상도 함께 담고 있습니다.

< 동영상 녹취> (저희 촬영소는) 입체 영화도 만들어서 국제 영화제에도 나가고 국제 무대에 적극 진출하려 합니다.

이 밖에도, 치아 대표는 북한은 얼굴 인식(facial recognition) 기술과 같은 ‘정보 기술 안보’(IT security) 상품들도 제작해 수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