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단속 강화에 대북소식통들 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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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노동당대표자회를 뚜렷한 이유 없이 미루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의 입단속과 보안을 대폭 강화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 소식통들도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어 몸을 사리는 분위기입니다.

문성휘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노동당대표자회를 미루는 배경을 놓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확산되는 등 많은 의구심을 낳고 있으나 한다하는 대북 소식통들도 이에 관한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 대북소식통들은 당분간 연락이 어려울 것 같다며 부쩍 긴장한 모습입니다.

주민들에 대한 내부 통제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을 만큼 강력하다고 소식통들은 말합니다 .

함경북도 연사군의 소식통은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단속이 심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남조선(한국)에서도 군사훈련을 하거나 대학생들이 시위를 하면 계엄령을 선포한다는데 이렇게 심하게 하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은 지방당대표자회가 열리던 지난달 25일부터 완전히 계엄상태에 들어갔고 인민보안부와 국가보위부, 인민무력부 통제인력과 수단들이 총동원되었다는 것입니다.

인민보안부 산하 순찰대, 기동타격대, 노동자규찰대와 청년동맹 불량청소년그루빠(그룹), 인민무력부 경무국을 비롯한 통제기관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데다 인민보위대가 없는 작은 공장, 기업소들은 직원들 5~7명을 항시적으로 대기시켜 놓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각 인민반별로 인민반 경비초소를 보강하고 경비인원을 기존의 2명에서 4명으로 늘렸고 해당지역 담당 보안원과 보위원들이 수시로 경비실태를 조사하고 있어 밤이면 공동위생실출입까지 통제한다는게 소식통의 증언입니다.

특히 모든 도로를 통제하고 국경지역 도시는 마을로 통하는 작은 오솔길까지 잠복근무조를 조직해 대낮에도 오가는 사람들의 짐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혜산시에 거주하는 소식통은 이러한 일들이 실제 벌어지고 있다고 긍정하면서 “협동농장마다 가을걷이를 시작도 하지 못하는 원인은 주민의 이동을 금지해 인력이 없기 때문”라고 밝혔습니다.

양강도의 경우 겨울이 길기 때문에 빠르면 9월 5일, 보통 9월 9일이면 고등학교 학생들까지 모조리 동원해 감자캐기를 시작했으나 올해에는 ‘당대표자회가 끝나면 가을걷이를 시작한다’는 윗선의 지시가 있어 농업부분 간부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소식통은 “전화를 한번 하려면 멀리 마을을 벗어나야 하는데 보안원들이 ‘삑삑이(금속탐지기)’를 들고 오가는 사람들을 모두 검열을 하기 때문에 도무지 빠져나가기 어렵다” 면서 “검열이 풀릴 때까진 전화를 못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국경지역 주민이 중국 기지국으로 연결되는 불법휴대전화를 사용하려면 전파탐지초소들을 피해 30여리씩 외딴곳에 나가야 하는데 요소마다 깔린 보안원들이 금속탐지기로 몸전체를 샅샅이 뒤져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한편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소식통도 “온갖 위협과 협잡까지 해가면서 사람들 단속하느라 날뛰고 있다”고 당국을 비난하면서 ‘130조 상무’가 시도 때도 없이 들이 닥쳐 금속탐지기를 앞세워 집안 곳곳을 발칵 뒤집어 놓는다고 전했습니다.

올해 초에 조직된 130상무는 텔레비전 통로(채널), 불법라디오와 휴대폰, DVD, 컴퓨터, MP3, 오락기구를 비롯한 외부 소식을 접할 수 있는 모든 가전제품들을 검열하는 기구로 노동당, 보위부, 보안부, 간부들과 체신성 기술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최근 중국 공안당국으로부터 발전된 기술장비를 지원받아 노동당 간부들의 집까지 수색범위를 넓혀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자장비 수리 전문가인 이 소식통은 ‘130상무’의 중국산 기술장비들에 대해 의문을 표하면서 실제 탐지능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 “탐지능력이 뛰어난 것처럼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당국이 온갖 협박과 거짓말까지 동원해 주민들의 공포심을 자극하면서 북한내부 소식의 유출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