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련 북 인력 중 편법취업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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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진출한 북한 근로자들의 기술수준이 고르지 못해 노동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중국인 사업주들이 북한 인력을 편법으로 고용하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중국 당국은 이를 모르는 체 문제 삼지 않고 있어 전형적인 ‘북한 봐주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중국에 진출한 북한 근로자들의 기량과 노동 숙련도가 일정치 않고 개인마다 편차가 크기 때문에 이들을 고용한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 기업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근거로 북한 근로자들에게도 일정 생산량을 할당하는 도급제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중국 단둥에서 북한 인력을 고용해 봉제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양 모 씨는 “조선 봉제공들의 기량이 고르지 않고 생산성이 너무 낮아서 문제”라면서 “매일 마다 하루 생산 물량을 지정해 주는 도급제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같이 도급 형태로 관리하지 않으면 시간만 때우고 일을 하지 않는 습성이 몸에 밴 탓에 생산성이 형편없이 낮다”면서 “조선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다른 곳도 대부분 도급제로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근무시간 내에 그날 할당된 물량을 생산해내지 못한 북한 근로자들은 거의 매일 잔업을 해야 하는 실정이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술수준이 낮은 근로자들 때문에 잔업량이 많아지면서 북한 근로자들 사이에서 서로 ‘네 탓’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또 “본래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은 일괄적으로 북한당국에 지급하게 되어있지만 중국기업들이 내부적으로는 개개인마다 차등해서 지급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전체임금 중 얼마를 국가에 바치고 개인에게 얼마나 지급되는지에 대해 중국기업들은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 중 상당수가 이들을 편법으로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내 또 다른 봉제업자 진 모씨는 “중국에서 외국인을 고용할 때는 취업비자가 있어야 하지만 북-중간의 비자면제 제도를 이용하여 한 달에 한 번씩 북한을 드나들면서 중국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인력이 상당히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진 씨는 “최근 중국 당국이 3불(불법입국, 불법체류, 불법취업)정책을 내세우며 불법취업 외국인을 단속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유독 북한 인력의 편법취업과 이들을 고용한 기업들은 문제 삼지 않고 있어 중국 당국의 북한 봐주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북한 근로자들이 주로 일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은 대규모 기업보다는 봉제나 식품 가공업 등 종업원 2~3백 명 단위의 중소기업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또 이들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근로자 숙식제공 비용 등을 감안하면 인건비 절감에 큰 매력이 없지만 이직이 잦은 중국 근로자들에 비해 안정적인 인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