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제1비서가 전반적인 검열 작업을 통해 "군의 위상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통일부 당국자가 20일 말했습니다. 군기잡기를 통해 당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9일 보도된 김정은 제1비서의 제534군부대 직속 기마중대 훈련장 방문 기사에는 과거와는 다른 점이 발견됩니다. 수행자 명단에서 군 보다는 당 인사의 이름이 먼저 호명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민군 총참모장인 현영철의 이름이 김경희 당 비서와 장성택 당 행정부장에 이어서 불렸습니다.
이는 “군보다는 당에 힘이 실리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의 이승렬 연구위원은 분석했습니다.
이승렬: 결과적으로 당이 다시 군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고, 이게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군 지휘관들의 계급적 위상을 하나씩 떨어트리고 서열을 조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영철은 지난 7월 해임된 리영호 전 인민군 총참모장의 후임입니다. 처음엔 차수로 올려졌지만, 최근들어 계급이 대장으로 내려갔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정찰총국장으로 추정되는 김영철도 대장에서 상장이나 중장으로 강등됐고, 작전국장으로 추정되는 최부일도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됐다고 통일부 당국자는 20일 말했습니다.
반면에 과거 상장으로 떨어졌던 김격식은 다시 대장으로 복권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습니다.
이같은 현상을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군기잡기”라고 해석했습니다. “상과 벌을 통해 김정은이 군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지난 4월 후계를 공식 승계한 이후부터 당, 정, 군 순으로 주요 인물에 대한 충성도와 비리 등에 대한 검열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열은 평양에서부터 시작해 현재는 지방단위까지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검증 결과에 따라 일부 문제가 보이는 사람들은 직위는 그대로 두고 계급을 내린다든가 인물을 교체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이 같은 인물 교체를 대규모 숙청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지도부 교체에 따라 김정은의 사람들로 바꾸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