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 가혹행위...'곪을대로 곪은 북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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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선군정치를 외치는 북한에서 식량부족은 물론 각종 인권유린으로 인해 병사들의 삶이 이만저만 힘든게 아닙니다. 군인들의 도둑질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게 탈북자들의 증언입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잡니다.

Reporter: 북한의 식량난이 지속되면서 모든 배급의 최우선 위치에 있던 군인들마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배고픔 때문에 군인들이 탈영을 하거나 민가 또는 협동농장에서 감자는 물론 돼지 등 먹을 수 있는 것은 닥치는대로 훔치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사단법인 좋은벗들 북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오늘의 북한소식’지에서 평안북도 의주군의 한 주민이 150평 감자농사를 지었는데 군인들에게 몽땅 도둑맞아 지금은 캘게 없다고 소개했습니다.

17살에 입대해 8년동안 북한에서 군대생활을 했던 미주탈북자선교회의 마영애 대표는 군복무 당시 병사들의 몸보신을 위해 상급기관에서 내려보낸 단고기(개고기)를 상급자들이 중간에 빼돌리는 바람에 병사들은 구경조차 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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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영애

대표 / 미주탈북자선교회] “개고기를 삶아서 군인들을 먹여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병사들한테 다 가는게 아니거든요. 그게 다 가면 얼마나 좋겠어요. 중대장이 다리 하나 가져가고, 소대장이 또 다리 하나 가져가고, 그리고 부소대장이 뒷다리 가지고 가니, 병사들한테는 고기 삶은 물 밖에 안 가는거죠.”

배고픈 병사들을 상대로 각종 구타와 가혹행위마저 심심찮게 일어나자 탈영과 총기사건이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넷 북한전문매체인 한국의 데일리 NK는 최근 국경경비대 출신의 탈북자를 인용해 일부 불량한 상급자가 하급 병사를 지속적으로 구타하거나 가혹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부적응 병사에 대한 부대원들의 집단적 따돌림과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한 병사들이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도 일어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치정관계에 의한 총기사건도 일어나고 있는데, 2000년대말 평양의 한 군부대에선 한 여자를 두고 삼각관계에 빠졌던 하급병사가 여자를 가로챈 상급 군관과 여자를 자동소총으로 사살하고 자살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마영애 대표는 병사들의 이성간 접촉이 철저히 차단돼 각종 불상사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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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영애

대표] “제대할 때까지 여자를 한번도 못보고 제대하는 군인들이 너무 많아요. 군대 복무기간동안 아가씨와 연애편지도 쓸 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부대가 편지를 다 뜯어서 검열을 마친 뒤에야 그 편지를 보내는데 그 편지도 어떤 때는 빨리 가지 않고 몇개월씩 걸립니다.”

총기사고를 저지른 병사는 대부분 총살되며, 도주하다 잡히면 공개처형을 해서 다른 병사들에게 본보기로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엔 평양시민 10만명이 모인 집회에서 한 농장관리위원장이 한 손에는 총을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낫을 들고 군대에 더 많은 군량미를 보내주기 위한 투쟁에 모든 걸 바치자고 말한 것이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전파를 타 사실상 북한 군부대 내 식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한 바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