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선군혁명시대’를 자처하는 북한에서 군인들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각종 불법 폭력행위로 인하여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인민군 병사들이 최근에는 사법 관리자들은 물론 일반주민들로 부터도 폭행과 멸시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조선중앙 TV :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 혁명적 수령관이 확고히 선 부대, 패배주의를 모르는 부대, 힘 있는 부대로 평가해 주신 부대의 영예를 더욱 빛내어 나가겠습니다.
문성휘 :
텔레비전이나 선전매체에 등장할 때만 용감하다는 북한 인민군의 요란한 충성결의, 하지만 그 어두운 이면에는 고달픈 병사들의 삶이 숨겨져 있습니다.
한때는 인민군 병사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시대 총대철학’을 운운하면서 사법당국자들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북한주민들도 인민군 군복을 가리켜 ‘범가죽’이라는 표현을 써왔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면서 북한의 ‘선군사상’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소식통은 “요새는 장마당이나 역전주변에서 보안원들에게 붙잡혀 처참하게 매를 맞는 군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며 “불과 2년 전만 해도 군인들이 도적질을 하다 현장에서 잡히면 보안원들이 못 본 척 하고 지나쳤다”고 말했습니다.
군인들이 도적질을 하거나 현지주민들을 폭행해도 사법당국은 그들을 단속할 권한이 없었고 그나마 군인들을 통제한다는 경무관(헌병)들도 군인들과 한 통속이어서 별다른 처벌을 하지 않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진 것 입니다.
이러한 군인들의 권위와 위상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이후 인민무력부의 권한을 상당히 제한하면서 점차 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양강도의 소식통도 “10월 말 경에 농촌자재 공급소 마당에서 콩 단을 훔치던 군인 3명이 직원들에게 붙잡혀 죽도록 매 맞는 사건이 있었다”며 “그들 중 2명은 심하게 맞아 쇼크 상태에서 병원에 실려 갔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처럼 군인들이 사법당국자로 부터 처절하게 매를 맞게 된 원인이 국가보위부와 인민보안부가 군인들을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후계자 김정은이 국가보위부의 권한을 높여주고 인민군의 상당한 병력을 인민보안부 산하 내무군에 넘겨주면서 인민무력부가 위축되었다는 얘기입니다.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범죄가 적발된 군인들을 인민보안부가 직접 구금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갖게 되면서 기존에 군부로부터 받았던 상처를 만회하려는 사법당국과 주민들의 반항심이 살아나 군인들이 부대 밖에서는 기를 펴지 못한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선군정치’의 보호막 아래 무소불의의 권력을 휘두르던 조선인민군, 김정은 시대를 맞으면서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동네북 신세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