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단체 지부장 추방에 상주 단체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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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에 상주하는 독일 지원 단체 지부장이 추방됐다는 소식에 대북 지원 유럽단체들이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을 지원하는 독일의 민간단체 세계기아원조는 2일 성명을 통해 이 단체 북한 지부장이 지난 2월 북한당국으로부터 추방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이 단체 레기나 파인트 북한 지부장에게 북한 당국이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떠나달라고 요구했다며 지부장은 추방당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에서 지원사업을 하는 유럽의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이번 일이 최근 유럽연합 주도로 추진된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 압박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최근 유럽연합 주도로 유엔에서 인권문제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 2005년과 비슷하다는 지적입니다.

북한이 2005년 11월 유럽연합의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상정을 문제 삼아 북한 내 유럽의 대북 인도적 지원 단체에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북한을 떠날 것을 요청한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북한은 영국의 세이브 더 칠드런, 프랑스의 프리미어 위장스 등 10여 단체들의 활동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유럽연합의 주도로 2003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현 유엔 인권이사회의 전신인 인권위원회가 북한인권 결의안을 처음으로 채택했고, 이듬해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유엔 총회와 인권위원회에 보고하는 역할을 담당할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직도 신설했습니다.

2005년 당시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뉴욕 유엔 총회에서 식량문제, 주민의 기본권 제한 등 열악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보고하며 북한의 식량 부족이 당국의 과도한 군사비 지출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과 유엔 등의 외부 원조를 받지 않겠다는 북한의 결정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후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럽연합 단체들은 각 단체 이름 대신 유럽연합지원프로그램 단체(European Union Program Support Unit)로 북한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편, 유럽연합지원프로그램 하에서 활동하는 또 다른 민간단체 관계자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세계기아원조 지부장의 추방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이 단체의 대북 활동에 영향을 미칠 지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삼갔습니다.

유럽단체 관계자 : 지금 당장 저희 단체에 영향은 없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될 지 현재로서는 모릅니다.

현재 유럽연합지원프로그램(European Union Program Support) 하에서 북한을 지원하는 민간단체는 ‘단체 4’로 활동하는 세계기아원조, ‘단체3’인 아일랜드의 컨선월드와이드, ‘단체 2’로 지원하는 영국의 세이브더칠드런 등 6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