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유출된 북한그림 신작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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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북한 그림이나 공예품들 중에는 2009년 이후에 제작된 신작들을 찾아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2008년 이전에 제작된 작품들만 유통되고 있다는 말인데 무슨 이유 때문에 그런지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내막을 알아봤습니다.

중국에 유출되어 거래되고 있는 북한그림들과 수예품들은 대개 작가의 서명과 작품이 만들어진 날짜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낙관이라고도 불리는 이런 표시들은 작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한편 유명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려 높은 가격을 받으려는 목적도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최근에 나온 작품들을 살펴보면 제작연도가 2008년도 이후의 신작들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중국 단둥에서 북한 그림과 수공예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왕 모 씨는 “북한당국이 작년에 한국에서 조선화가 그림 밀수사건이 벌어진 이후 그림유출을 단속하는 데 있어 2008년도 이전에 제작된 작품이 나가는 것은 문제 삼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단둥의 또 다른 그림상인 주 모 씨도 앞서 왕씨의 증언내용을 뒷받침 하면서 “무슨 이유로 2008년도 이후 제작된 작품들만 단속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주 씨는 “금년 초부터 그림을 사러온 고객으로 가장한 북한요원들이 가끔 가게에 들러 작품유출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물감 냄새가 아직도 생생하고 종이도 오랜 것 같지 않은데 제작연도는 오래된 것으로 표시한 게 이상하다고 말할 때는 가슴이 철렁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당국은 작년 8월 만수대창작사 작품 1천3백 여 점을 중국을 통해 남한에 밀반입한 조선족 김 모 여인과 이를 유통시킨 갤러리 운영자 3명이 남한 경찰에 입건되고 남한 언론에서 이를 보도하자 그해 9월에 만수대 창작사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에 착수한 바 있습니다.

당시 검열결과 그림을 유출시킨 작가 3명을 징역형에 처하고 약30여명을 만수대 창작사로부터 퇴출시키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중국내 그림상인들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이 만수대창작사 화가들의 작품유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생계를 위해 작품을 팔아야 하는 화가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제작연도를 거짓으로 표기하고 있다는 것이 중국 그림상인들의 설명입니다.

한편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달 3일 ‘남조선 당국의 간첩만들기 전모를 밝힌다’ 라는 기사에서 작년 8월 남한에서 발생한 북한그림 불법밀반입사건을 남한당국이 조작한 사건이라고 비난하는 장문의 기사를 게재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