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한국전쟁을 북침 전쟁이라고 설교하는 북한이 한국의 교회 지도자들에게는 “평양의 칠골교회를 빨리 재건축하게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얼마 전 북한을 방문했던 한 미국인은 평양 만경대 구역에 있는 칠골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갔다가 북한 목사의 설교에 실망했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60대 후반의 북한 목사는 주일 예배시간에 설교를 하다가 “6.25전쟁은 북침전쟁”이라면서 “하나님이 이 사악한 침략자들을 (남쪽에서)내쫓을 것”이라는 발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교회 목회자가 북한 당국이 가르치는 대로 “6.25전쟁은 미국과 남조선이 도발한 침략전쟁”이라고 설교에 넣음으로써 예배를 드리던 사람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칠골 교회 예배당에는 미국인이 여러 명 있었고, 유럽, 오스트랄리아 등에서 온 외국인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소 한국말에 능했던 이 미국인은 “북한 목사의 설교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성격이 활달하고 붙임성도 좋은 사람이었다”고 떠올렸습니다.
일부에서 북한의 목사들이 노동당 통일전선부 소속이라는 말에 대해 이 미국인은 “목사의 설교나 성가대원들이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 한국이나 미국의 교회당과 다를 바 없었다”면서 “성경책도 구약과 신약을 다 갖춘 일반 성경과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칠골 교회는 외관상 빨간 타일을 붙인 좀 낡은 건물로, 인가와 멀리 떨어진 탓인지 예배하러 다니는 일반 북한 주민들을 보지 못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칠골교회를 빨리 재건축하는데 도와달라고 한국 교회계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기독교 단체인 ‘조선그리스도교 련맹(조그련)’은 얼마 전 북한을 방문했던 한국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평양 대동강구역에 건설하기 시작했던 ‘조용기심장전문병원’을 조기에 준공하고, 재건축하기로 했던 ‘칠골교회’를 빨리 지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1989년 제13차 세계청년학생 축전을 계기로 칠골교회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교회 규모와 내부 장식 등이 뒤떨어져 한국의 감리교측은 약 30억원(현시가 미화 268만 달러)을 들여 예배당과 교육관 등 2개 동을 새로 지어주기로 했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강행하면서 중단됐습니다.
칠골교회는 고 김일성 주석의 어머니인 강반석이 어린 김일성을 데리고 출석하던 교회로, 북한에서는 그의 이름을 따서 ‘반석교회’라고 부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