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북한식당 음식가격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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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동남아시아에 있는 북한 식당들이 현지에 있는 타식당에 비해 음식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한국인 관광객 덕에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있는 ‘평양 식당’을 다녀온 미국인들로부터 식당의 이모저모를 들어봤습니다.

정보라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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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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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중가요 ‘반갑습니다’가 흘러나오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있는 ‘평양식당.’ 노랑 저고리에 빨강 한복치마를 곱게 차려 입은 북한 여성들이 12일 저녁 8시부터 약 40분 간 이 식당에서 펼쳐진 공연 중에 이 노래를 직접 불렀습니다.

이날 밤 평양식당을 찾은 자유아시아방송(RFA) 크메르 서비스의 소크 리 섬 기자는 “식당 종업원은 한 18명 정도인데 손님 접대뿐 아니라 노래와 춤, 악기연주까지 일인다역을 소화하는 만능예술인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는“식당 여종업원들이 10대부터 20대 사이로 모두 젊고 예뻤으며, 손님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능숙하지는 않지만 영어와 중국어, 캄보디아어를 어느 정도 구사했다”며 “얘기를 나눈 한 종업원의 경우 어머니가 북한에서 의사이고 아버지가 사업가로 비교적 좋은 집안의 출신으로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평양식당의 음식 가짓수는 100가지가 넘습니다. 가격은 인근의 타식당에 비해 비싼 편입니다. 보통 미화로 3달러에서 30달러까지 하는 이 식당에서 단고기(개고기)는 25달러나 합니다. 특별히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다고 합니다.

100여 명의 손님들로 북적거린 이날 평양식당을 찾은 대부분의 고객은 식당 밖에 주차된 관광버스로 미루어 볼 때 한국인 관광객이었고 일부는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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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운영 중인 북한식당의 메뉴표. 사진 제공-자유아시아방송 크메르 서비스 Sok Ry Som

특이한 점은 평양식당에서는 음식 값을 현지 화폐인 릴(riel)화가 아닌 달러화로만 받는다는 것입니다. 해외에 있는 북한 식당들이 북한 정권의 외화벌이의 주요 수단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값이 비싼 것은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평양식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인 관광객 커티스 멜빈씨는 지난 9일 이 곳에서 평양냉면과 두부 요리, 김치, 그리고 북한산 소주 령통술로 저녁식사를 한 후 20달러를 냈는데 이는 다른 식당에서 한 끼 식사하면서 내는 것의 4배에 해당했다고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지난달 28일 애도기간이라고 닷새 동안 영업을 중단한 이 식당을 다시 찾은 그는 라오스 현지인들이 먹지 않는 단고기가 메뉴에 들어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비싼 메뉴 중 하나입니다.

식당에서는 지배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과 북한 여성 종업원 4명이 손님을 접대했는데 이들 중 일부는 평양음악무용대학(현 김원균명칭 평양음악대학)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캄보디아의 평양식당에서처럼 종업원들은 가라오케에 맞춰 ‘아리랑’, ‘반갑습니다’, ‘휘파람’ 등을 부르며 손님들을 환대했습니다.

멜빈씨는 식당 안에 북한의 유명한 산들을 그린 풍경화와 서양의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같은 그림이 걸려 있었고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까지 있어 북한이 이들 장식물을 통해 특별히 체제를 선전한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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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의 주 고객이 한국인이다 보니 이들을 의식해서인지는 몰라도 특별히 식당의 내부 장식에서 북한의 체제를 선전하려는 분위기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식당 자체는 전혀 정치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굳이 짚으라면 백두산 풍경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북한에서는 김정일이 백두산 밀영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하지 않습니까? 물론 한국인들은 그 그림을 보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요.

그러나 음식값 지불은 라오스의 현지 화폐 낍(Kip)화로도 가능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평양식당’은 캄보디아와 라오스 뿐 아니라 방글라데시, 베트남(윁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주요 도시에 있는 체인점으로 2002년 캄보디아 씨엠립에 가장 먼저 세워졌고 한국인 관광객이 주고객이라고 한국 무역투자진흥기관 코트라(KOTRA)가 발표한 바 있습니다.

특히 섬 기자에 따르면 앙코르와트 사원 등 관광명소가 많은 캄보디아의 씨엠립 지역에 있는 북한 식당으로는 ‘평양친선식당’과 ‘평양전통식당’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