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상호 투자 증가…경협은 성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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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 양국 간 투자가 최근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지난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방문했던 극동 지역의 아무르를 중심으로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 움직임은 아직은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상호 투자 규모가 최근들어 점차 증가중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의 코트라, 즉 대한투자무역진흥공사가 3일 러시아 연방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집계한 데 따르면,2011년(9월 기준)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투자 규모는 총 1천500만 달러로 2010년(870만 달러)에 비해 약 80% 증가했습니다. 분야별로는 자동차 부품과 엔진(62.5%), 광물(17.4%), 양조(10.3%), 제빵 도매업(10%) 등이 북한의 주요 대 러시아 투자 품목이었습니다.

이 같은 투자 확대에 힘입어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누적 투자 규모도 2009년 590만 달러에서 2010년 1천550만 달러, 2011년(9월 기준) 2천680만 달러로 계속 늘고 있습니다. 또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투자도 상대적으로 적긴 하지만, 2009년 18만 달러에서 2010년 200만 달러로 는 데 이어, 2011년 9월 현재 200만 달러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코트라 측은 러시아가 오는 10월 하산과 북한의 라진을 연결하는 북러 양국 간 국경 화물열차를 재개통할 예정인 데 이어, 110억 달러에 이르는 북한의 부채도 탕감해 줄 계획이라며 북한과 경제협력을 확대할 의지가 분명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북한의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방문했던 아무르 강 지역을 중심으로 양국 간 경제협력이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코트라는 전했습니다. 지난 2월 북한 사절단이 아무르주를 방문해 농업과 목재 가공 분야에서 합작회사 설립을 논의하는 등 북한 측이 아무르-북한 간 경협을 김 전 위원장의 유훈으로 보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북러 양국 간 경제협력에서 구체적인 진전은 없다고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의 오명훈 과장은 말했습니다.

[오명훈 과장]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극동 지역에서도 좀 더 안으로 들어간 아무르 지역을 방문했는 데요, 그 때 김 위원장이 방문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북한 즉 무역 대표부나 해당되는 주 정부 간에 ‘경제협력을 한번 모색해 보자’라는 그런 움직임이 있는 데요, 아직까지 구체화된 건 없습니다.

오 과장은 그러면서 러시아가 북한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낙후된 극동지역을 개발하는 데 필수인 한국의 투자를 이끌어 내고자 하는 의도도 담겨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명훈 과장]

러시아가 극동지역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한국, 일본, 특히 한국과 경제협력이 필요한 데요, 한국과 경제협력을 하는 데 주요 장벽 중 하나가 북한입니다, 사실은. 그래서 북한과의 철도나 다른 영역에서 경제협력을 통해서 종래에는 한국 기업들이 극동지역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의미거든요. 남북관계 경색이 북한 당국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유훈이라고 말하는 북한과 러시아 간 경제협력 활성화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