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태권도 발전사 영화 공동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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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과 러시아가 구 소련의 몰락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합작 영화 제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러시아 데텍티브 영화사의 유리 미튜신(Yuri Mityushin) 대표는 지난 20일 러시아 언론에 북한과 태권도 발전사에 관한 영화의 공동 제작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리철우 영화수출입공사 대표가 이끄는 북한 대표단은 러시아 국영 ‘모스필름(Mosfilm)’과 ‘고르키 스튜디오(Gorky Studio)’ 등과 공동 제작에 대해 협의할 예정입니다. 북한측 대표단은 21일부터 25일까지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북한영화제’를 위해 러시아를 찾았습니다. 이 행사에서는 올해 북한 정권 수립 67주년을 맞아 북한의 주체사상 등을 주제로 한 영화가 러시아에서 수 년 만에 처음 상영됩니다.

러시아와 북한은 올해를 ‘북러 친선의 해’로 정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해 왔습니다.

지난 7월에는 영화감독과 배우 활동도 하고 있는 미튜신 대표가 북한의 ‘러시아영화주간’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북한측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러시아 영화제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북한과 러시아 간 태권도 발전사 영화 공동 제작 배경에 대해 러시아 출신 한반도 전문가인 레오니드 페트로프 박사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영화 공동 제작 계획은 ‘국제사회의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와 북한이 수출 능력을 다양화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페트로프 박사는 따라서 러시아와 북한이 공동 제작할 영화는 두 나라가 가진 ‘반미감정’을 강하게 드러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페트로프 박사는 또 태권도는 러시아에 알려진 몇 안 되는 북한 문화인데다 유도와 태권도 등 아시아의 무술이 러시아에서 인기가 있어 영화의 성공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가 북한과 합작을 하는 것은 무술영화 제작비가 중국에서보다 훨씬 적게 들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특별히 정치적으로 해석하기 보다 양국의 관계 증진 차원의 문화 교류 정도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태권도를 영화의 주제로 잡은 것은 아마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유도 등 무술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공식 방문했던 2013년 한국의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로부터 태권도 명예9단증을 수여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