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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싱가포르에서 북한 정부 관료들을 대상으로 경제 개발에 관한 학술회의가 열렸습니다. 이 연수에 참가한 북한 정부 관료들은 싱가포르가 권위주의 정치체제 하에서 시장경제를 도입해 경제적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는 점에 매우 놀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북한 정부 관료들을 대상으로 정책, 경영, 법률 등 경제 개발에 대한 학술 회의를 주최한 국제 민간교류단체인 조선익스체인지의 제프리 시 회장은 “북한 정부 관료들이 싱가포르의 경제 성장과 정책이 매우 인상 깊다며, 평소에도 관심이 많았으며 배우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8월 스위스 개발협력청의 후원으로10일 간 열린 연수에는 제이 와이 필레이 (J.Y. Pillay)싱가포르 전 항공사 회장, 추아 합 빈(Chua Hap Bin) 미국 은행 메릴린치 동남아시아 사무소 수석 경제학자, 마누 배트카란 전 아시아 자문 그룹 회장, 투자금융사 골드만 삭스 전 임원 등 유수한 싱가포르 경제인들이 대거 투입돼 연수를 지도했습니다.
조선 익스체인지의 시 회장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 회견에서 이번 연수에 참가한 북한 정부 관료들 7명에 대해 “주로 30대로젊은 세대라 그런지 매우 개방적이었다”며 “싱가포르의 경제 정책들에 대해 공부하는 중 어떤 점이 북한에 적용될 수 있는 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시 회장은 “북한 관료들이 싱가포르가 시장경제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주민의 90%이상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 매우 놀랐다”며 “그들은 한 국가 정부가 건전한 경제 정책과 시장 경제 체제 도입을 통해 더욱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밖에도 이번 연수에서는 북한에 제대로 된 통화정책 (monetary policy)가 수립돼야 한다는 점, 단지 투자를 유치하는 데만 집중하지 말고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건전하고 탄탄한 경제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등도 다루어 졌습니다.
시 회장은 또 금강산 관광을 놓고 남북 간의 긴장이 지속되는 점에 대해 시장 경제 관점에서 개방적이고 건설적인 토론을 벌였다고 전했습니다.
시 회장:
금강산 투자 개발 문제에 대해서도 외국인 투자자의 입장으로 보면 현 상황이 투자 위험 요소가 너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북한 관료들은 처음엔 남북 간의 문제라며 잘라 이야기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투자의 관점에서 현 상황이 좋지 않은 영향이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시 회장은 북한 사람들이 여전히 사회주의 경제 체제에 경도돼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면서, 한 관료가 “싱가포르도 정부 기관에서 일을 하고 은퇴를 하면 (북한의 경우처럼) 그 사람들이 집들을 소유하게 되느냐”는 질문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 회장은 이번 연수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내년 초 북한 학생들이 직접 싱가포르 유수 기업들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