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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서 일본과 북한이 맞붙게 됐습니다. 일본정부는 오는 9월 2일 사이타마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일본-북한 전에 출전하는 북한 남자 대표 축구팀의 입국을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 아시아 지역 예선 C조에 일본과 북한이 함께 들어감에 따라 북한 남자 대표 축구팀의 일본 입국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일본정부는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을 이유로 북한 국적 소유자의 일본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조처를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고위 관리나 운동선수가 일본에 입국하는 길이 완전 차단됐습니다.
일본정부는 그러나 지난 7월 중순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OAC)에 참석하는 장웅 IOC 위원과 북한 올림픽 위원회 관계자 4명에게 5년 만에 입국 사증을 발급했습니다. 일본정부는 이때 북한 관리들이 순수한 올림픽 행사에 참가한다는 이유를 들어 예외적인 조치로 이들의 입국을 인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본정부는 이 같은 전례에 따라 8월말에 입국할 예정인 북한 남자 축구대표팀에 대해서도 예외적인 조치로 이들의 입국을 허용할 것으로 내다보입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1일 “일본 축구 협회가 보고하는 시점에서 북한 선수단의 입국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일본과 북한 대표 축구팀은 9월2일 사이타마 경기장에서 1차전을 치른 뒤 11월 15일 평양에서 2차전을 치를 예정입니다. 현재 일본의 세계 랭킹이 16위인데 비해 북한은 115위에 그치고 있어 일본의 우위가 점쳐지고 있습니다. 일본과 북한 축구대표팀의 역대 전적도 일본의 6승5패4무승부로 일본이 약간 앞서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축구 평론가들은 북한 대표팀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축구대회의 본선에 진출했었다는 사실, 일본 축구를 잘 알고 있는 재일동포 정대세, 안영학, 양용기 선수가 북한 대표팀에 포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북한 대표팀을 가볍게 볼 상대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의 프로 축구 2부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대세 선수는 일본과 북한이 아시아 예선 C조에 속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일본 선수들에게 “조선과 일본이 함께 예선전을 돌파하자”는 전자 우편을 보냈습니다.
물론 아시아 3차 예선은 각 조에서 상위 두 개 팀이 올라가기 때문에 C조에서는 일본과 북한이 함께 4차 예선에 진출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일본의 축구 평론가들은 C조에 속한 우즈베키스탄이 비록 세계 랭킹 83위, 시리아가 세계 랭킹 104위에 불과하지만 결코 우습게 볼 상대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축구 평론가들은 또 경색되어 있는 북일 관계로 보아 11월 15일 평양에서 치러질 2차전이 큰 관건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일본과 북한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1차전을 사이타마 경기장에서 치렀지만, 2차전은 평양이 아닌 태국 방콕에서 치른바 있습니다. 평양에서 열린 이란 전에서 북한 관중들이 난동을 부려 북한 팀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월드컵 축구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은 5개 조의 상위 두 팀 즉 10 팀이 4차 예선에 진출하여 다시 2개 조의 상위 두 팀 즉 4 팀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