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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올해 들어 세 차례 이상 새로운 우표를 발행했지만 전세계 우표 수집가들 사이에서 북한산 우표는 다른 나라의 우표에 비해 인기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보라 기자가 전합니다.
국제 시장에서 북한산 우표의 인기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적으로 우표는 수 세기 동안 우편물 배달 뿐 아니라 수집용으로 널리 사용돼 오고 있는데 북한산 우표는 전세계 수집가들의 주목을 비교적 끌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ebay)’에서 북한산 우표를 검색해 보니 총 1천 84점이 상품 설명을 곁들인 사진과 함께 나왔습니다. 대부분이 북한을 여행하고 다녀온 외국인 관광객이나 우표 수집 전문가들에 의해 올려진 것들입니다. 이에 반해 일본산 우표는 4천여 점, 러시아산 6천여 점, 중국산은 1만여 점이나 올려져 있습니다.
우표 가격에서도 북한산과 다른 나라 우표 간에 차이가 큽니다. 중국산 우표의 최고가는 미화로 1천만 달러가 넘고, 러시아산 4만 5천 달러, 일본산은 약 1만 3천 달러에 거래되고 있지만, 북한산의 경우 1천 달러에 불과합니다.
북한 우표에 대한 저조한 관심도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우표 전문상 마이클 로저스씨는 미국인 우표 수집가들 사이에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중국산 우표의 경우 거래 가격이 천차만별인 반면 북한산 우표의 경우 보통 5-7점 당 3-5달러 수준이라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로저스씨는 “미국에 북한산 우표 전문가가 거의 없다”며 자신도 1950년도 우표를 끝으로 더 이상 소장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미우표상협회(ASDA)의 제임스 발도 국장도 “북한산 우표에 관심있는 미국인이 거의 없다”며 “협회에 각국의 우표를 취급하는 전문가들이 있지만 북한 우표 전문가는 적다”고 말했습니다.
협회 웹사이트에는 국가별 우표 전문가를 분류해 놓고 있는데 국가별 검색에서 북한은 제외돼 있습니다. 대신 한국산 우표 전문가가 북한 우표를 일부 취급하는 정도였습니다.
북한의 우표는 김일성-김정은 우상화를 소재로 한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1980년대부터는 북한 당국이 해외 판매를 의식해 자연이나 풍경을 소재로 한 우표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북한 국가우표발행국은 세 차례 이상 새로운 우표를 선보였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중친선은 영원하리’라는 문구가 적힌 북∙중 친선을 기념하는 우표(사진 참조)가 최근 발행됐고, 지난달에는 대동여지도 제작 150주년 기념 우표와 김정일의 러시아 방문을 기념한 우표가 새로 나왔습니다.
워싱턴의 한 탈북자는 “북한에서는 보통 1월1일 새해를 맞아 새 우표가 발행되는데, 대부분이 김일성-김정일을 우상화하는 우표로 일반 노동자나 근로자를 내용으로 한 우표에 비해 비싸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반해 미국에서는 해마다 평균 20개의 새로운 우표가 발행되는데 우표 디자인은 자연과 동식물에서부터 전 미국 대통령의 초상, 일반 사물에 이르기까지 수십 가지가 넘습니다.
미국 우정공사(USPS)의 로이 베트 공보관은 “해마다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4만 건 이상의 우표 디자인을 수렴하고, 이 중 20개 정도가 새 우표로 발행된다”며 “우표 디자인은 우정공사와 시민우표자문위원회가 함께 결정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