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광 안내원 ‘무엇이든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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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전문 관광 여행사가 북한 관광 안내원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질문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으로 북한의 고립이 심화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정작 북한은 외화 벌이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광 전문 여행사 고려투어가 홈페이지에 북한 관광 안내원이 북한의 일상에 대해 외국인들의 질문을 받고 답하는 ‘안내원에게 물어봐’ (‘Ask A Guide’)라는 코너 (온라인상의 공간)를 신설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고려투어는 북한의 관광 안내원인 김원익 씨에게 세계 곳곳의 누구든지 궁금한 점을 전자우편을 통해 물어볼 수 있다면서, 이 질문들에 대한 김 씨의 영어 답변을 홈페이지에 올리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안내원에게 물어봐’ 첫 회에서 김 씨는 “외국어 대학교를 졸업하고,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하고 싶은 바람으로 관광 안내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장래 포부에 대한 질문에 외교관이 되고 싶다면서, (외교관은)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할 수 있는 어려운 직업으로 미국인과 대화해야 하는 것, 즉 6자회담과 관련된 직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김 씨는 북한 관광에 대해 고민하는 외국인들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외국인이 나의 국가(북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면서, 북한과 완전히 다른 배경에서 성장한 외국인이 북한을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일단 북한에 와보면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고려투어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회견에서 ‘안내원에게 물어봐’에서는 원칙적으로 외국인들은 정치적인 영역 외에는 어떤 질문이든 물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려투어는 또 “(고려투어와 안내원이 아닌) 제 3자가 ‘안내원에게 물어봐’의 답변 내용을 편집하거나 검토하는 일은 없으며, 고려투어가 직접 질문들을 추려 김원익씨를 만난 자리에서 영어로 답변을 듣고 이를 홈페이지에 올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조진혜 씨는 ‘안내원에게 물어봐’가 얼마나 진실하게 북한의 실상을 담을 수 있을 지 의문을 표하면서 북한 관광 안내원이 출신 성분이 좋은 사람들만이 선발되는 만큼 그들이 하는 답변들도 걸러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진혜 : 북한은 사실과 진실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관광 안내원)이 북한 당국과 관련 없이 행동하고 (북한 당국으로부터) 훈련 받지 않은 대로 마음대로 말하거나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내부에서 검증되지 않고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니면 관광 안내원을 쓰지도 않겠죠.

강화된 대북 제재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가는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안내원에게 물어봐’가 북한의 실상을 얼마나 담을 수 있을 지는 의문으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