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외부와의 교류가 매우 제한적이고 조직적인 집단 생활로 주민들 사이에서 보고와 감시체계가 확립돼 있어 신종 플루의 확산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세계보건기구의 아파루크 바티아세비(Aphaluck Bhatiasevi) 공보 담당관은 현재까지 북한에서 신종 플루의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공식 보고가 없다고 20일 자유아시아 방송(RFA)와 한 전화통화에서 밝혔습니다.
그러나 바티아세비 공보 담당관은 해당국가에서 신종 플루 감염자의 보고가 없다는 말이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해당 국가가 신종 플루 감염자를 확진하고 이를 세계보건기구에 공식 보고한 경우만 집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Aphaluck Bhatiasevi: In most countries, especially in developing countries, so many people that are infected but not tested. Because so many people get mild infection and they rest couple of days and recover. 대부분의 나라에서 특히 개발 도상국의 경우, 신종 플루에 감염됐지만 진단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왜냐면 수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며칠만 쉬면 완치할 경도의 경미한 감염자이기 때문입니다.
바티아세비 공보 담당관은 따라서 북한의 경우에도 세계보건기구에 보고된 사례는 없지만 신종 플루의 감염자가 이미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증세가 미약하고 스스로 완치된 환자인 경우 해당 국가의 보건 당국이 파악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동의사 출신 탈북자 최 씨는 전세계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신종 플루가 아직 북한에서는 조용한 이유에 대해 북한 주민들 스스로 큰 병이 아니면 병원을 찾지 않는 데도 원인이 있겠지만 외부와의 교류가 극히 제한돼 있고 매우 조직적인 사회 체계가 확산을 억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 씨는 북한의 보건 체제가 비록 시설이 노후화 하고 의약품이 부족하긴 하지만 예방 의학 중심인 데다가 사회가 매우 조직적이어서 신종 플루와 같은 전염병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의 의사들은 전염병이 유행하면 지역 주민들을 정기적으로 찾아다니며 상태를 점검하고, 또 조직적으로 단체와 지역 구성원들을 집결해 질병에 대한 예방 정보를 교육하고 보고를 의무화한다는 것입니다.
최 씨는 특히 신종 플루가 주로 해외 여행을 다녀온 국민들이나 외국인들의 유입을 통해 국경을 넘어 확산되는 만큼 해외 여행은 커녕 국내에서 조차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북한 주민들은 신종 플루에 노출될 확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5월 북한을 관광하고 돌아온 프랑스인 에릭 라포크 씨는 북한 당국이 평양 순안 공항에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신종 플루의 감염 여부를 철저하게 검사했다며, 자신과 함께 공항에 도착한 외국인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 같은 세심한 조사가 가능해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북한 관영 언론은 북한에 입국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검병을 철저히 진행하고 있다며 의심되는 사람들에 한해서는 격리시켜 확진될 때까지 의학적 감시를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편 북한에서 신종 플루의 감염자가 아직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결코 안전한 지역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세계보건기구의 바티아세비 공보 담당관은 현재 전세계 170개가 넘는 나라에서 감염자가 나왔고 그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북한은 포함한 어느 나라도 신종 플루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했습니다.
바티아세비 공보 담당관은 세계보건기구는 북한에서 신종 플루가 유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북한 보건 당국과의 긴밀한 협조 아래 필요한 정보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5월 북한에 신종 플루의 치료제로 알려진 항바이러스(항비루스)인 ‘타미플루’와 함께 신종 플루 감염자를 진단하는 검사 도구(Test Kits)도 제공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