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메밀냉면 메밀 사용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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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예로부터 이름난 북한 메밀냉면은 여름철 평양과 국경지역 도시들을 찾는 중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음식입니다. 그러나 요즘 북한의 국영식당과 협동식당들에서 내놓는 메밀냉면은 모두 '감자까리(감자찌꺼기)'를 섞어 만든 가짜 냉면이라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북부 산간지대인 양강도와 자강도, 함경북도 일대에서 만들어지는 ‘감자까리’ 값이 강냉이 값을 추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갑자기 ‘감자까리’ 값이 치솟아 농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복수의 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6월 초부터 오르기 시작한 ‘감자까리’ 가격이 지금은 강냉이 값을 넘어섰다”며 “일반적으로 ‘감자까리’ 가격은 통 감자의 3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감자까리’는 감자에서 전분을 추출하고 남은 섬유질 찌꺼기로 산성이 높아 식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80년대 중반까지 이러한 ‘감자까리’는 돼지사료로 이용되다가 식량난이 심화된 90년대부터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한 농민들의 식량으로 되었습니다. 감자가 주식인 양강도 농민들의 경우 이러한 감자까리를 말려 가루를 낸 다음 국수를 만들어 먹는 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감자까리’는 소화가 잘 안 돼 장마당에서도 감자의 3분의 1가격에 팔렸다고 합니다. 현재 혜산장마당에서 감자 1kg에 북한 돈 1천1백 원임을 감안하면 원래대로라면 350원밖에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장마당에서 ‘감자까리’가격이 통 강냉이보다 비싼 1kg에 2천2백원이라고 그는 밝혔습니다. ‘감자까리’ 값이 이렇게 오르게 된 원인은 지난 6월 초, 평양의 ‘청류관’과 ‘칠골식당’에서 양강도 농촌들을 돌며 감자까리를 강냉이와 맞바꿔 갔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회령국수집이나 선봉국수집도 모두 ‘감자까리’를 섞어 메밀국수를 만들어 판다”며 “우리나라(북한)의 모든 메밀국수는 ‘감자까리’를 섞어 만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색깔이 검은 회색인 ‘감자까리’를 밀가루에 섞어 국수를 누르면 진짜 메밀국수와 흡사해 구별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국영식당들이 이렇게 전분이나 밀가루에 ‘감자까리’를 섞어 메밀국수로 팔 수 밖에 없는 것은 요즘은 협동농장들에서 메밀을 심지 않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협동농장들에서 심을 곡종까지 일일이 지정해 주는데 생산성이 낮은 메밀은 아예 심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름철이면 ‘메밀국수’를 찾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짜 메밀국수를 만들어야 공급한다”며 “평양이나 국경지역 식당들에서 외국인들이 사먹는 메밀국수도 사실은 대부분 ‘감자까리’를 섞어 만든 가짜 메밀국수”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