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한범 “북핵위기 중대 변곡점…ICBM 추가도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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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1년 만에 또 다시 6차 핵실험을 단행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선 핵 보유, 후 협상'이라는 김정은 정권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한 행보로, 북 핵 위기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조 연구위원을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김은지: 박사님 안녕하세요

조한범: 안녕하십니까

김은지: 북한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핵실험을 단행했습니다. 그 배경을 어떻게 보십니까?

조한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그 동안 김정은의 핵 전략은 김정일 시기와는 다르다는 평가가 있어왔습니다. 김정일의 경우 핵 개발의 초기 단계로 9.19 공동성명이나 2.13 합의, 제네바기본합의와 같은 미북 간에 굵직한 합의가 있었습니다. 반면 김정은 시기의 경우 뚜렷한 협상 없이 모든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실제 발사와 6차례의 핵실험 중에 4차례나 핵실험을 단행함으로써 사실상 '선 핵 보유, 후 협상'으로 노선을 확고히 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번 핵 실험은 핵 개발과 협상을 병행하겠다는 것이 아닌 핵을 보유한 뒤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관철시키는 행보로 보여 북 핵 위기의 중요한 변곡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김은지: 이번 핵실험과 관련해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 발표가 갖는 의미를 어떻게 봐야 하나요?

조한범: 북한의 경우 핵 부분과 관련해 일부 과장은 있겠지만 근거 없는 거짓말을 한 적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북한이 진행하고 있는 핵과 관련한 언술을 볼 때 현재 핵 개발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전문가들의 예상으로는 만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다면 사용 가능한 핵 탄두를 만들어 실제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마지막 단계로 추정을 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이번에 'ICBM에 장착할 수소폭탄 핵탄두'라는 표현은 실제로 반드시 ICBM이 아니더라도 운반수단인 단거리를 비롯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탄두형에, 위력이 매우 강한 기존의 재래식 원폭이 아닌 증폭핵분열탄 내지는 수소폭탄 위력에 버금가는 실험을 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어느 경우든 ICBM이라고 하는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에 수소폭탄의 능력에 버금가는 폭탄을 개발하는 실험을 추진했다고 보는 것이구요. 참고로 핵 선진국들이 사용하는 핵탄두의 경우 200~300kt이 수폭으로 분류가 되는데 이번 실험 규모만 봤을 때는 우려스럽지만 근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은지: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조한범: 추가적인 도발은 앞으로도 충분히 예상됩니다. 핵 무기 개발은 크게 보면 핵탄두와 운반수단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탄두 부분은 이번을 계기로 상당부분 기술이 축적됐다고 봐야 합니다. 다만 북한이 오늘 발표에서 '핵 무력 완성의 일환', '이번 핵실험이 핵 무력 완성에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언급한 것을 볼 때 아직 핵 무력이 완성된 것은 아니고 북한이 말하는 국가적인 핵무력 완성을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탄두 부분에서는 상당한 기술적 진전, 소형화와 위력 증강에 성공했다고 일단 추정할 경우 이제는 운반수단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따라서 향후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 가능성은 운반수단 쪽이 되지 않을까 추정합니다.

김은지: 북한이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6차 핵실험까지 감행함으로써 향후 한반도 정세는 더욱 경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조한범: 문재인 대통령께서 북 핵 관련 '레드라인'을 북한이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이번 핵실험은 사실상 '레드라인'에 근접하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만일 한반도를 공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로 범위를 좁힐 경우 한반도 범위 내에서는 사실상 '레드라인'을 이미 침범했다고 봐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론적인 차원에서 대화의 창구를 완전히 닫을 수는 없겠지만 당분간 대화보다는 제재와 압박으로 갈 수 밖에 없고 따라서 한반도 정세 역시 한동안 경색될 수 밖에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북한에 대한 설득과 압박 논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유엔 제재와 국제규범을 어기고 사실상 선을 넘고 있는 행동, 즉 중요한 변곡점을 넘고 있기 때문에 협상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므로 상당기간 동안 한반도 정세는 냉각이 불가피하다고 보여집니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물밑접촉은 있는 것이므로 출구를 향한 접촉은 가능하겠지만 (북 핵 위기가) 임계점에 상당히 근접한 상태이기 때문에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은지: 지금까지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분석 들어봤습니다.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조한범: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