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폐기 전 항구적 평화 원해”

토마스 허바드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오른쪽)은 4일 북한 측은 비핵화 이전에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토마스 허바드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오른쪽)은 4일 북한 측은 비핵화 이전에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AFP PHOTO/Shawn TH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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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의 리근 미국국장을 초청해 뉴욕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던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토마스 허바드(Thomas Hubbard) 이사장은 4일 북한 측은 비핵화를 위해서는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의 견해를 양성원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문:

지난주 금요일에 열렸던 뉴욕 토론회는 허바드 대사께서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에 취임한 후 북한과 관련한 첫 번째 큰 행사였는데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답:

잘 알다시피 미북 간 교류는 언제나 유용합니다. 물론 어떤 구체적인 결과물을 도출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미북 양측은 좋은 대화를 나눴고 서로 더 많이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문: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달 말 북한에 갈 것으로 보십니까?

답:

솔직히 보즈워스 대표가 언제 북한에 갈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북한이 그를 초청했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 반드시 가긴 갈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미국 측은 그의 방북이 6자회담 틀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고 북한의 비핵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문:

북한이 자신의 비핵화 의지 재천명과 관련해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북한의 입장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습니까?


답:

기본적으로 북한은 자신의 장기적인 목표가 비핵화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지만, 거기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 없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북한이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 측은 이번 토론회에서도 미북 간 양자대화가 성공하면 6자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밝혔고 미북 간 적대감이 없어져야 비핵화할 준비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모호한 발언이고 항상 세부적인 사안에 들어갈수록 난제들이 많은 법입니다. (the devil is in the detail).


문:

금요일 토론회에서 북한 측은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뭘 원한다는 것입니까?


답:

북한 측은 북한이 그저 핵 억제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측은 자신의 핵 보유는 위신(prestige)의 문제가 아니라 피할 수 없는 현실(fact of life)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자신의 모든 핵무기와 핵물질을 폐기할 수 있긴 한데 그에 앞서 미국이 뭔가 해줘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걸 요약해서 말하면 북한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문:

앞서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는 저에게 북한은 자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주길 원하는 게 아니라 미국과 협상하는 도중에는 핵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대사께서 보실 때는 어떻습니까?


답:

북한 측 발언이 암시하는 바가 바로 시걸 박사의 지적인 것 같습니다.


문:

북한 측 대표단은 이번 토론회에서 미북 간 신뢰구축을 위한 미국의 대북 투자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개성공단에 대한 미국의 투자가 과연 가능할까요?


답:

현재 미북 관계와 대북 제재 상황 등으로 미뤄봐서 개성공단에 미국이 투자하리라고 전망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직 그런 단계와는 거리가 멀다고 봅니다.

MC:

최근 미북 양자대화 움직임과 관련해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한 토마스 허바드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의 견해를 양성원 기자가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