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은 6일 두 나라가 가진 핵무기를 지금의 3분의 1수준으로 줄이기로 합의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두 나라의 핵탄두 수를 1,500개 정도로 감축한다는 양해각서에 서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발사체도 미국은 1,100개로, 러시아는 500개로 줄이기로 합의했습니다.
전 세계 핵무기의 90%를 보유하는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를 감축하는 데 합의하면서 북한과 이란 등 이른바 핵불량국가의 핵 폐기를 촉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분석입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앞장서서 세계 비핵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오바마:전략무기감축협정은 우리가 보유한 핵무기를 스스로 줄이는 것입니다. 양대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무기를 감축하는 선례가 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미국의 외교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인터넷 잡지인 외교정책포커스(FPIF)의 존 페퍼 편집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 통화에서 미국과 러시아 두 나라의 합의는 북한이 미사일을 개발하거나 이란과 협력하는 것을 저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페퍼:북한이 미사일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미사일과 관련한 기술이나 부품을 북한에 이전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미사일을 개발하는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합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합의는 대북 군사 견제뿐만 아니라 북한과 이란 사이의 전략적 협력을 저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핵무기 제거를 위해 핵을 가진 나라의 전,현직 관료와 핵 전문가로 구성된 비정부 기구인 ‘글로벌 제로(Global Zero)’도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 회담을 계기로 북한도 핵개발을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제로의 트레버 피츠기본 언론 담당자는 7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전화 통화에서 지난주 워싱턴에서 2030년까지 지구 상의 핵무기를 완전히 없애자는 ‘글로벌 제로 행동 계획’을 발표하면서 북한도 핵개발을 포기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협조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핵을 가진 7개 나라와 일본과 독일의 전, 현직 관료와 군사, 핵 전문가 등 100명 이상의 전세계 지도자로 구성된 글로벌 제로는 지난달 30일 워싱턴에서 회의를 열어 2018년까지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를 현재의 20분의 1수준인 1천 개 이하로 줄이고 2030년에는 지구 상의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는 글로벌 제로 행동 계획을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