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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북한의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 발표가 9.19 공동성명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했다고 못박았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조치가 미국의 결단을 촉구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하면서도 오히려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지연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은 3일 북한이 `폐연료봉 8천개의 재처리를 완료했다'고 발표한데 대해 “9.19 공동성명 과 유엔 안보리 결의의 위반”이라며 비핵화 조치를 촉구했습니다.
이언 켈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플루토늄 재처리는 2005년의 공동 성명에서 북한 스스로 한 약속과 배치되며,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면서도, 북한의 발표를 비난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했습니다.
켈리 대변인은 이어, 북한의 이번 발표가 미북 간 양자대화를 앞당기려는 의도라는 분석을 의식한 듯 양자대화 재개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켈리 대변인은 “무슨 목적으로 양자대화를 미루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의 목표는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평화적이고 포괄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라면서, “모두가 신중하고, 수사(rhetoric)를 완화하며, 긴장을 일으킬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국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CRS)의 래리 닉시 박사는 “미북 간 양자대화에 관한 논의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inclusive)”면서 “이번 발표로 오히려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북한 방문이 더 늦춰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보즈워스 특별대표를 평양에 보내기 전에 북한에서 확신을 받길 원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또, “미국과 북한 간 (양자회담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지 않은 듯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미국 뉴욕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국장은 “북한이 `폐연료봉 8천개의 재처리를 완료했다'고 발표한 것은 평소의 북한의 태도와 다른 점이 없다”며 이번 발표와 상관없이 미국이 북한과 결국 양자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이번 발표가 “양자대화를 하고 싶다는 북한의 기존 입장을 더욱 강하게 표현한 것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시걸 국장도 미국이 당장 양자대화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시걸 국장은 다만 미국이 다시 서두르지 않고 지켜보는 대응(Wait and See)을 해나간다면 북한의 핵 개발계획을 중단시키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외교전문잡지인 포린 폴리시는 북한과 미국이 북한의 다자회담 복귀에 앞서 두 차례의 공식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고3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