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 비핵화 전 대화 나서는 일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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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북한에 강력한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미국 정부 내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에 회의론이 부쩍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21일 불법 활동을 통해 이뤄지는 북한의 외화벌이를 막기위해 대북 제재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23일 "북한이 5년전 비가역적(irreversible) 비핵화 약속을 지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다면 우리는 기꺼이 북한과 대화하고 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의를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 국무부 관리 여러명을 만나 대화 해 본 결과, 미국 정부 내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할 뜻이 거의 없고 이에 따라 6자회담의 재개는 더더욱 먼 이야기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Klingner:

In the US government, there is very little optimism that North Korea would give up its nuclear weapons. There is little inclination to go back to 6 party talks….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이런 이유로 클링턴 장관이 제재와 함께 관계 정상화를 언급한 것도 ‘항상 대화의 문은 열려있지만, 이를 위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대북 압박용으로 반복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6자회담의 재개와 관련해 “사실상 미국에게 필요한 것은,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의지’를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북한에 대해 다시 낙관론을 펼칠만한 이유를 (a reason for optimism)보이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스탠퍼드대학교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의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부소장도 “클린턴 장관이 관계 정상화의 가능성을 밝힌 것은 단지 기존의 미국의 원칙적 입장을 다시 표명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미국과 한국은 언제나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했을 경우 제공할 인센티브가 준비돼 있었다”면서 “하지만 미국이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는 행동을 보이기 전에 대화에 나서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차관보는 "북한이 공격적인 행동과 도발적인 조치를 계속 취할 게 아니라 현재의 상황을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면서 클린턴 장관이 베트남에서 강조한 대로 비핵화를 위해 긍정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크롤리 차관보는 "만일 그렇게 한다면, 외교적인 기회의 문이 열리게 될 것"이라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