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불법 유아시설 버젓이 운영

0:00 / 0:00

앵커: 북한에 시장화가 고착되면서 아이들을 봐주고 돈을 받는 불법 탁아소와 유치원이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개인 탁아소를 없애라고 지시했지만, 원체 수요가 많아 지켜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강원도 원산을 여행하고 돌아온 북한 주민과 연락이 된 소식통은 "장사하는 여자들을 위해 만든 개인 탁아소와 유치원이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 내가 여러 가지로 물어봤는데, 지금 시장화가 되어 있지 않아요. 원산 지역에는 탁아소도 개인화가 되어 여러 명씩 맡아 돈을 개인적으로 받는다고 합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젊은 여성들은 장마당에 나가기 전에 개인 탁아소에 아이들을 맡기는데, 탁아소 주인은 하루 10시간 이상 봐주는 대가로 쌀이나 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지방에 따라 다르지만, 원산에서는 한 아이를 봐주는 데 한 달에 20달러 정도 받는다"며 "이렇게 아이들을 8~10명 정도 보면 수입이 괜찮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00년 초부터 자녀 때문에 장마당에 나가지 못하는 여성들을 겨냥해 생겨난 이 불법 탁아소와 유치원은 김정은 제1비서의 지시로 한때 단속대상이 되어왔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수도 평양과 원산 등지에 애육원과 육아원을 잇달아 꾸려놓고 "당에서 어린이 문제를 책임지겠다"고 언급하는 등 동심 잡기에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에 후속조치로 불법 탁아소와 유치원들을 다 없애고 각 지방 노동당 간부들이 책임지고 탁아소와 유치원을 90년대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국가 재정난으로 시설 운영이 어렵게 되자, 주민들은 사설 탁아소와 유치원에 아이들을 맡길 수밖에 없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강원도를 여행했던 북한 주민은 "원산시가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장마당 운영은 더욱 활성화 되고 있다"면서 "애를 한창 키워야 할 30대 여성들이 장사에 뛰어들면서 어린이 보육시설에 대한 수요가 줄지 않았다"고 전했다는 것입니다.

소식통: 이제는 시장이 따로 없고 집 앞에다 (물건을 펴놓고)차려놓고 장사를 한 대요. 가는 곳마다 차려 놓고 눈만 뜨면 장사를 하고요....

최근 가뭄으로 인해 내년도 생계비를 마련해야 하는 여성들이 더 적극적으로 장마당에 나서면서 불법 탁아소와 유치원 운영은 더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