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은 개성공단에서 매일 간식으로 제공되는 초코파이를 드셔 보셨는지요? 초코파이를 소재로 한 이색적인 전시회가 미국 뉴욕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정보라 기자가 전시회장을 다녀왔습니다.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간식으로 하루 50만 개가 제공되고 있는 초코파이를 이용한 이색 전시회가 미국 뉴욕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다음달 23일까지 뉴욕 소호에 위치한 갤러리에서 '북한의 초코파이화(The Choco Pie-ization of North Korea)'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전시회는 초코파이를 소재로 한 12개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시장 유리창 안에 빼곡이 쌓여있는 초코파이의 빨간 겉봉, 전시회장을 가득 메우는 초코파이 냄새, 초코파이를 내용으로 한 새로운 가사가 붙여진 북한의 국가가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것이 이번 전시회의 주제를 방불케 합니다.
북한 로동신문의 1면 정중앙에 초컬릿을 녹여 만든 초코파이의 동그란 모양과 그 안에 새겨진 초코파이의 영문 로고도 인상적입니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한 채진주 작가는 "자본주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한국산 초코파이가 북한에 들어가 끼친 영향력을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특별히 초코파이 로고는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상징인 코카콜라의 로고와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채진주 작가: 초코파이가 얼마나 영향력 있고, 초코파이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 그리고 그냥 간식이 아니라 지금 (북한) 사회를 바꾸고 있어서 그 영향력에 대해 알리고 싶었습니다. 또 초코파이가 하나의 (북한 주민의) 의식 변화의 매개체로 작용하고 있어서, 어떻게 하면 그들(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녹이고 저희가 더 생각하게 하는 목적으로 (초코파이를) 사용했습니다. 채 작가는 미국인들이 북한에 대한 소식을 접할 때 그곳의 현실을 진심으로 걱정하기 보다는 단순한 뉴스거리로 취급하고 마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북한에 대해 좀더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전시회 방문객들은 초코파이를 가져가 맛볼 수 있으며 원할 경우 기부금을 낼 수도 있습니다. 방문객들이 낸 기부금은 북한 인권단체 "링크(LiNK)"로 보내져 탈북자 구출에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시회를 주관한 줄리 메너렛 디렉터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북한에 대해 더욱 관심갖게 되었고, 특별히 전시회 기부금이 북한 인권 향상에 사용될 수 있어 더 큰 의미를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 한 명 당 공급받는 초코파이는 하루 8개로, 북한 주민들은 이중 일부는 자신들이 먹고 나머지를 초코파이 구매 거간꾼들에게 장마당 가격의 50%에 팔아 하루 1천 원에서 1천500원의 수입을 남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초코파이를 팔아서 생기는 부수입은 이들이 받는 월급의 몇 배 수준인 수만 원이 됩니다.
이처럼 북한 장마당에서 초코파이의 인기가 높아지자 개성공단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기간에는 중국산 초코파이가 유통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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