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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민간단체가 북한과 공동으로 진행해 온 북한지역 철새보호사업이 자금 부족으로 중단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뉴질랜드의 철새 연구 단체인 미란다 자연 기금 (Miranda Naturalists Trust)은 북한에 필요한 도구를 지원하고 북한의 과학자들을 뉴질랜드로 초청할 계획이었지만,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뉴질랜드의 미란다 자연 기금이 북한과 공동으로 철새 보호를 위한 조사활동을 펼쳐온 곳은 평안남도 문덕의 철새보호지구입니다. 청천강 하구를 끼고 있는 문덕 철새보호지구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철새들이 경유하는 새들의 낙원으로 알려진 갯벌입니다.
미란다 자연 기금의 데이비드 로리(David Lawrie) 대표는 지난해 5월 뉴질랜드와 북한의 조류 전문가들이 처음으로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문덕 철새 서식지에 대한 환경연구를 실시했다면서, 이 지역에 대한 후속 조사를 계속하기 위해서 북한 측에 필요한 장비를 제공해야 하지만 현재 자금 부족으로 장비를 구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29일 전자 우편을 통해 자유아시아 방송에 밝혔습니다.
로리 대표는 또 북한의 조류 전문가들을 뉴질랜드에 초청해 연수를 제공하는 사업도 이르면 올초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북한 측이 비용 부담을 요구해 이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고 말했습니다.
로리 대표는 북한의 문덕 철새보호지구는 뉴질랜드를 떠나 시베리아까지 먼 길을 이동하는 붉은가슴도요와 큰뒷부리도요를 포함한 세계적으로 희귀한 철새들이 먹이를 찾아 경유하는 서식지로, 철새의 이동 경로와 생태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지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북한의 철새 서식지에 대한 공동 연구가 어렵게 시작된만큼 빠른 시일내에 자금 확보가 이뤄져 북한과의 교류가 유지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뉴질랜드의 미란다 자연 기금과 북한의 문덕 철새 서식지에 대한 공동 조사 사업은 2007년 북한을 방문한 윈스턴 피터스(Winston Peters) 뉴질랜드 외무장관의 제안을 계기로 이듬해인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북한이 외국의 민간단체와 철새 보호 사업을 합의한 것은 당시 뉴질랜드가 처음이었습니다.
북한과의 합의에 따라 미란다 자연 기금은 지난해 뉴질랜드의 조류 전문가 3명을 북한에 파견해 북한 측 조류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문덕 지구를 조사했으며, 이후 북한 측도 북한에서 발견된 뉴질랜드에서 날아온 철새들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기금 측에 제공하는 등 협력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