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김정일과 ‘조건없는 만남’ 의회 반발 가능성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뒤 아무런 전제없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려 할 경우 의회의 강한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기간 중 공약한 대로 김정일 위원장과 조건없이 만나려 할 경우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고 제임스 터버(James Thurber) 미국 아메리칸대학의 의회대통령연구센터 소장이 전망했습니다.

터버 소장은 지난 16일 워싱턴의 외신센터(Foreign Press Center)에서 강연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뒤 김정일 위원장을 비롯한 불량국가의 지도자들과 조건없이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습니다.

터버 소장: 일정 수준의 사전 합의가 이뤄진 이후에야 오바마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오바마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사이에) 조건없는 만남이 이뤄진다면 정치 쟁점으로 떠오르게 될 것입니다. 이 경우 오바마 대통령은 불필요하게 정치적 자산을 낭비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터버 소장은 대신 오바마 대통령은 계속해서 6자회담과 같은 다자간 협의체를 통해서 주변국가들과 함께 북한 핵문제 해결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내년에 개원하는 제111회 미국 의회는 상원 외교위원장이 바뀌는 것을 비롯해 의회 지도부 중 상당수가 교체될 전망이지만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외교 현안에 대한 의정활동이 급격히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터버 소장은 내다봤습니다.

터버 소장: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새로 선출된 케리 상원의원은 의회 표결에서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과 거의 대부분 같은 입장을 보였습니다.

터버 소장은 케리 위원장과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 그리고 힐러리 국무장관 지명자가 의회에서 쌓은 개인적 친분이 외교 현안을 놓고 행정부와 의회가 서로 협력하는 데 윤활유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