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이미 적대 국가 지도자와 조건없는 대화를 하겠다고 선언하며 대북정책 수단에서 압박에 중점을 두는 공화당과는 다른 정책을 펼 것이라고 강조해왔습니다.
오바마 당선인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6자회담'을 보완하면서 민주당의 전통적인 미북 양자대화식 해법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과 오바마 차기정부의 대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조성렬 연구위원입니다.
조성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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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면 6자회담의 틀은 그대로 유지되겠지만, 별도로 북미수교라는 하나의 대북 협상카드가 활용되면서 북핵문제가 진전이 빨리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기본적인 대북정책은 접근방식에서 다소 변화가 있을 뿐, 기본적인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이 같기 때문에 이번 정권교체가 한반도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경기개발연구원 최용환 책임연구원입니다.
최용환: 미국이 북한을 대함에 있어 기본적인 목표라는 것은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사실 똑같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고, 다만 차이가 있다면 공화당보다는 민주당이 훨씬 직접 대화를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미국의 대북정책이라는 측면에서 달라지는 게 아니라, 그것을 접근하는 방식에서 변화가 있을 뿐이지 미국의 목표가 달라졌다 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바마 당선인도 기본적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중시하기 때문에 북한이 6자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핵을 포기한다는 결단을 보여주지 않는 한 미북관계는 쉽게 진전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과거 민주당 클린턴 정부 시절 때도 그랬듯이 차기 오바마 정부는 핵 문제뿐 아니라 미사일과 재래식 무기, 인권 문제 등에 대한 포괄적 해결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돼, 북한이 무조건 환영하기 어려운 면도 있습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이 현재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과 오바마 당선인이 현재 어려운 미국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북미관계 개선에만 집중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반면 한국의 이명박 정부는 당선 직후부터 취해온 친 부시정부 노선으로 인해 오바마 진영과의 관계가 취약한 상태입니다.
이 때문인지 한국 정부가 최우선시하는 한매동맹의 유지 강화를 위해 오바마 정부와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오바마가 이끌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변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북 강경정책을 취해온 한국의 이명박 정부도 대북 정책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숩니다.
김용현: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북미 양자대화가 상당히 중요한 축을 차지할 가능성 있고, 그 과정에서 6자회담의 틀이 좀 형식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는데.. 그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좀 더 핵문제에 대한 그 입장들을 전향적으로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남북관계를 개선시키면서 북핵문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런 틀들을 조기에 확보하는 노력이 매주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미북 관계 정상화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남북관계 개선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란 게 지배적인 관측입니다.
2012년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탄생 70주년을 준비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도 그 이전에 북미 대타협이 이뤄지길 원하기 때문에 남북관계는 뒷전으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미북관계의 급속한 진전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나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발언 내용입니다.
유명환: 미북간 관계 진전을 가능하게 하려면 우선적으로 북한 핵문제 해결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 또 북한의 전략적 결심이 증명돼야 하고, 그 밖에 인권문제라든가 여러가지 현안문제, 미국의 관심 사항에 대한 진전이 있어야만 가능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북 관계의 진전 속에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경색을 빠른 시일 내에 풀지 못할 경우, 한국은 자칫 남북관계는 물론, 한미관계에서도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