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이런 간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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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극심한 경제난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북한의 애육원과 고아원 원생들에 남방과일, 물고기와 같은 고급식단이 제공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의 초급간부에 불과한 한 애육원 원장의 간절한 호소가 담긴 제의서를 받은 김정은 제1비서가 특별공급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최근 애육원(육아원)과 중등학원(고아원)들에 남방과일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남방과일은 주로 바나나와 귤인데 한 달에 한 번씩 공급하도록 중앙에서 결정했다고 양강도의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14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애육원과 중등학원에 물고기 공급을 정상적으로 할 데 대한 중앙의 지시가 다시 내려왔다”며 “물고기 공급과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남방과일을 특별히 공급할 데 대한 지시도 함께 내려왔다”고 말했습니다.

남방과일을 특별히 공급할 데 대한 중앙의 지시는 양강도 혜산시 애육원 리월선 원장이 지난 7월에 올린 제의서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집적 수락하면서 이루어졌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부모 없는 어린이들에게 남방과일을 먹여야 한다고 제의서를 올린 혜산 애육원 원장 리월선의 양심적인 행동에 대한 소식이 양강도 주민들을 감동시키고 있다”고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 애육원은 240명의 부모 없는 어린이들을 돌보고 있는데 이곳 어린이들은 하나같이 건강하고 늘 활기에 넘쳐 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원인 모르게 어린이들이 죽어나가는 다른 애육원들과 비교할 때 혜산시 애육원의 현실은 놀라울 정도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더욱이 남방과일은 중국을 통해 들여와 장마당에서 팔리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어쩌다 맛볼 만큼 값이 비싸다며 특히 어려서 부모를 잃은 애육원 어린이들은 지금껏 남방과일을 구경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한편 혜산시 애육원을 잘 알고 있다는 양강도의 한 주민은 “리월선 원장은 남편이 무역계통에서 일하고 있어 가정이 남들보다 부유하다”며 “그렇지만 가족들로 하여 누구보다 아픈 상처를 가진 여성”이라고 그의 가정사를 전했습니다.

올해 56살인 리월선 원장은 2007년 여름, 뜻밖의 사건으로 범죄자들의 손에 아들을 빼앗긴 여성이라며 하나밖에 남은 딸자식마저 선천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가슴속에 묻은 그의 상처가 애육원 어린이들을 친자식과 같이 돌보게 된 밑거름이 되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이런 소식을 전한 주민은 “남방과일을 먹일 데 대한 김정은의 지시는 크게 환영받을 만한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러한 지시가 몇 달이나 효력을 보이겠는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