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애인올림픽 수영에 1명 출전

0:00 / 0:00

앵커: 사상 처음으로 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의 출전선수가 확정됐습니다. 지난주 독일에서 열린 수영 예선을 통과한 17세 소년이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의 유일한 북한 대표 선수로 출전합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쪽 팔과 다리로만 물살을 갈라야 했던 17세 소년이 북한의 장애인올림픽 최초의 출전선수가 됐습니다.

북한의 임주성 선수는 지난달 28일부터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열린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 출전을 위한 수영 최종 예선을 통과했습니다.

임 선수가 처음 수영을 배운 날부터 35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북한의 장애인과 고아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과 한국의 민간단체 ‘푸른나무’ 신영순 선교사는 ‘35일의 기적’이라며 장애인올림픽 52년 역사상 첫 북한 출전선수가 확정됐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신영순 선교사: (임 선수가) 베를린에서 열린 예선에서 50미터 배영과 100미터, 50미터 자유형에 출전했습니다. 39개국 출전 선수 중 10위 안에 들었습니다.

임 선수는 어린 시절 음악 신동으로 불려서 피아노 특별학교에 갈 예정이었지만, 학교에 처음 등교하기 하루 전날 중장비 기계에 왼 팔과 왼 다리를 잃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주중 북한 대사관에 근무하는 부모를 따라 중국 베이징에서 살던 임 선수는 북한의 첫 장애인올림픽 출전을 지원한 푸른나무 관계자를 소개받아 수영을 배웠고, 한 달 만에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습니다.

푸른나무가 임 선수의 훈련과 장비, 유니폼 등 경비 대부분을 책임진 가운데, 평양 주재 영국대사관도 독일까지 항공 비용을 지원하며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처음 출전하는 북한 선수를 응원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탁구와 수영, 육상 그리고 고대 그리스의 공 던지기 경기에서 유래된 보치아(Boccia) 등 4개 종목에 20명 선수단을 출전할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올림픽 출전을 결정했을 때 대부분의 종목에서 이미 예선이 진행된 상황이어서 수영에서만 출전을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신 선교사는 비록 본선 출전은 무산됐지만, 2012년 장애인올림픽을 준비했던 모든 북한 선수들이 참관인 자격으로 오는 8월 런던행 비행기를 함께 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영순: 선수 다섯 명과 관계자들까지 모두 24명이 런던으로 갈 예정입니다. 북한의 올림픽 출전이 남북 교류와 화해, 친선의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2012 런던장애인올림픽은 오는 8월 29일부터 11일간 열립니다.

런던장애인올림픽조직위원회는 북한을 포함해 160여 개국에서 약 4천 200명의 선수가 20여 개 종목에서 경합을 벌이게 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