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북 여자축구 감독 문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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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림픽 8강 진출에 실패한 북한 여자축구팀 감독이 북한으로 즉시 돌아가 다음 대회를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미국에 영패 당한 책임을 묻게 될까 걱정이라고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북한 체육대표 출신 탈북자가 말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여자축구 신위건 감독은 31일 런던 올림픽 여자축구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져서 심히 유감이라면서 조 예선 2차전에서 프랑스에 0대 5로 진 것보다 훨씬 더 충격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이날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레포드 축구장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조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미국에 0대 1로 패하며 8강 진출이 좌절됐습니다.

신 감독은 더 이상 선수단이 영국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즉시 북한으로 돌아가 다음달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를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미국과 경기에서도 주전 문지기 대신 대기 문지기를 내보냈고, 신인 선수 3명을 교체 투입한 이유도 다음 대회를 위해서였다고 신 감독은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신 감독이 다음달 일본 도쿄에서 열릴 20세 이하 월드컵대회에서도 감독직을 유지할 지 의문이라고 이날 경기를 직접 본 탈북자들이 우려했습니다.

북한 체육대표 출신 탈북자는 신 감독이 북한에 돌아가면 미국에 무기력하게 패한 비판을 받을 운명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민성 체육단 출신 탈북자: 선수들이 제대로 뛰지 못한 것은 사상전을 못했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그리고 조직력의 많은 문제를 보였기 때문에 기술전을 못했다는 지적과 기술이 없으면 투지라도 밝휘해야 하는데 투지전도 못했다는 비판을 받을 겁니다.

90년대 중반까지 30여 년 동안 북한 대표선수와 평양시 체육단의 지도원 생활을 하다 90년 말 북한을 떠났다는 이 탈북자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출전한 북한 대표단 김정훈 감독과도 개인적 친분도 있다면서 북한이 월드컵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책임으로 감독직을 내놔야 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함께 경기장을 찾은 20여 명의 런던 거주 탈북자들도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과 경기에서 패해서 감독의 부담이 클 것이라데 동감했습니다.

탈북자 1: 국제시합에서 미국과 대결은 전투라고 부릅니다.

탈북자 2: 경기에서 지면 전투에 진 것과 같은 책임 추궁을 당합니다.

탈북자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올림픽 경기가 북한 경기여서 감회가 더욱 새롭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3: 경기 시작 전에 북한 국가가 울려 퍼지는데 고향 생각이 나더라구요.

북한에서 살 수 없어 떠나긴 했지만, 조선사람을 응원하는 마음은 여전하다며 4시간 거리의 런던에서 이동해 맨체스터의 축구경기장을 찾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경기장 앞 미국 국기와 북한 국기를 파는 상점에서 대형 인공기를 구입해 경기 내내 흔들며 북한 선수들을 응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