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올림픽 경기소식 제대로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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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30차 런던올림픽 경기대회에서 북한 선수단이 4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선전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도 북한선수들의 성과를 크게 보도하고 있지만 평양을 제외한 지방주민들은 올림픽경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찌된 사연인지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런던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30차 올림픽 경기대회, 북한 선수단은 대회초반부터 여자유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낸데 이어 력기(역도)경기에서는 금메달 3개를 거두어들이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KBS 뉴스: 이번 올림픽 북한의 선전이 두드러집니다. 여자 역도 60kg급에서 임종진 선수가 우승하며…

한국을 비롯한 세계 언론들도 북한의 예상 밖 성과를 잇달아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죤도 매일 5시간동안 경기 소식을 중계하며 선수들이 거둔 성과를 김정은 체제 선전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죤: 위대한 영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안겨주신 사랑과 믿음에 훌륭한 경기 성과로 보답할 일념안고 세계 력기계를 뒤흔드는 기적을 창조한…

하지만 정작 이러한 소식을 들으며 기뻐해야 할 북한의 지방주민들은 올림픽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소식통은 우승한 선수들에 대한 소감을 묻자 “지금 올림픽을 하고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여기는 전기가 제대로 오지 않아 올림픽을 하는지 뭘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당국이 전기절약이라는 명분으로 주민지구의 전기를 모두 차단했는데 최근 일부 지역에 쏟아진 국지성 호우로 하여 고압전주들이 넘어지면서 공장지구의 전기도 전혀 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비교적 전력사정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양강도 소식통은 “언제 올림픽 같은데 신경을 쓸 새가 있느냐”며 “낮에는 도로 닦기와 철도지원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텔레비전을 볼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저녁 보도시간을 통해 북한 선수들이 우승한 소식을 듣고 있지만 “그저 그렇겠거니 한다”며 “직장에 나가도 올림픽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중앙에서도 아직 올림픽 금메달과 관련해 특별한 언급이 없다며 지난 ‘월드컵’ 경기 때에 망신을 한 경험이 있어 그런지 섣부른 선전을 경계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올림픽과 관련한 주민들의 무관심에 대해서는 “요새 장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먹고 살 길이 막연한데 사람들이 언제 올림픽 같은데 관심을 돌릴 틈이 없다”며 “오직 먹는 데만 신경을 쓰다나니 쌀값이 어떻고 장마당 시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