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백악관은 남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공동 입장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북한 측이 이를 통해 조금이라도 '자유의 맛'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남북한이 다음달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기로 합의한 것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북한 비핵화 문제를 우선 거론했습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미국은 이번 합의를 북한 정권이 비핵화를 통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는 것의 가치를 깨닫는 기회로 보고 있다면서 미국은 여전히 북한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비핵화가 실현되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어 남북 선수단의 국제 체육행사 공동입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북한과 북한 선수단이 조금이라도 자유의 가치를 깨닫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샌더스 대변인 : 이러한 경험이 북한과 북한 선수단에게 자유의 맛(taste of freedom)을 조금이라도 제공하고 이것이 확산돼 협상과 대화에 영향을 주길 바랍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러시아가 대북 물자조달을 돕는 등 북한의 제재 회피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특정 분야의 대북 제재를 강화하면 그 분야에서 러시아가 북한의 숨통을 터준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입니다.
(In some cases it’s probable that what China takes back, Russia gives. So the net result is not as good as it could be.)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현재 완성한 것은 아니지만 매일 매일 그 능력 보유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대화에 나설 수 있지만 대화에 나선다고 해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할 것이란 데에는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이 대북 제한적 선제 군사공격 대안을 고려 중인지 여부에 대해 확인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핵 관련 대치가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매우 크다(very possible)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최명남 제네바 대표부 주재 차석대사는 17일 로이터통신과 만나 미국의 공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북한은 적의 그러한 행동을 저지할 모든 능력이 있다며 ‘대화와 대결’이 모두 준비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We have all the capacity to deter such manoeuvers on the part of the hostile forces. We are ready for dialogue and confrontation. We are ready for both.)
그러면서 전날 개최된 캐나다 벤쿠버 20개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다뤄진 대북제재 논의를 '도발'로 규정하면서 이에 단호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최 차석대사는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을 한국만의 행사가 아닌 한민족의 행사로 여기고 있다면서 남북한이 함께 전 세계에 성공적인 모습을 내보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We regard this as an event of the Korean nation, not just of South Korea, (something) which should be jointly and brilliantly demonstrated to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