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위, 대북사업 오라스콤에 '불똥'

0:00 / 0:00

MC:

북한의 휴대전화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이집트의 통신회사 ‘오라스콤 텔레콤’ 사가 이집트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에 따라 ‘오라스콤 텔레콤’ 사의 앞날이 불투명해지면 북한 내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내 휴대전화 사업체인 ‘고려링크’에 75%를 투자한 이집트의 통신업체 ‘오라스콤 텔레콤’.

이집트에서 발생한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17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오라스콤 텔레콤’ 사의 업무도 마비상태입니다.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접촉한 ‘오라스콤 텔레콤’ 사의 관계자는 “이집트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로(current situation in Egypt) 아무것도 확실히 말해 줄 것이 없다”고 전해 지금의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시사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AP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직접 만났던 ‘오라스콤 텔레콤’ 사의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은 이미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이집트의 수도인 카이로를 떠난 상황입니다. 또 이집트 내 시위가 계속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이번 시위로 영향을 받은 업무가 언제 정상화될지 현재로서는 예측할 수 없다”고 (nothing is confirmed yet) ‘오라스콤 텔레콤’ 사의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특히 북한 내 휴대전화 사업과 류경호텔 건설 등 현재 북한의 최대 투자사인 ‘오라스콤’ 사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반정부 시위로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하면 ‘오라스콤 텔레콤’ 사의 대북 사업도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존 박 선임 연구원입니다.

John Park: 물론 이집트 사태가 당장 대북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할 수 없지만, 지금의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지면 어떠한 차기 정권이 들어선다 해도 이집트는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 직면할 겁니다. 마찬가지로 ‘오라스콤’ 사는 물론, 오라스콤의 사업도 불명확해질 수 있죠.

또,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로 인한 무바라크 정권과 ‘오라스콤’ 사의 불안정한 상황은 심리적으로도 북한 정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존 박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김 위원장의 좋은 친구이자 막대한 투자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이집트 정권과 기업이 무너지는 것은 북한 정권에 정신이 번쩍 나게 하는 충격이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미국의 일간지인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도 지난 7일 이집트와 북한이 꾸준히 무기와 관련 기술을 거래하는 관계였다며 ‘오라스콤 텔레콤’이 휴대전화 사업을 투자하는 대신 북한이 미사일과 관련 기술을 제공했을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또, 이 때문에 북한은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이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한편, 한국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오라스콤 텔레콤’의 사위리스 회장이 최근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을 만나 과도정부를 수립하고 권력을 넘겨받으라며 해결사의 역할에 나서고 있는데, 술레이만 부통령의 조카 또한 ‘오라스콤 텔레콤’의 자문 위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