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 북한예술 ‘얼굴마담’은?

MC:

북한에서 ‘은하수 관현악단’이 김정은 시대에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북한에선 지도자가 바뀔 때마다 음악단도 교체되는 관행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요즘 은하수 관현악단이 북한 예술계에서 ‘얼굴 마담’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북한 텔레비전은 거의 매일같이 보도시간에 은하수 관현악단 신년음악회가 진행된 소식을 전하고 주민들의 느낌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주민 반응>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2009년부터 ‘은하수관현악단’ 신년음악회를 거의 매년 관람하고 있습니다.

이 음악단이 펼치는 노래와 춤도 김정일, 김정은을 찬양하는 내용들입니다.

북한의 이러한 음악정치, 예술정치는 과거 김일성 시대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70년대 초 북한 예술계를 풍미했던 만수대 예술단은 김일성 전 주석을 우상화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녹취: 만수대예술단>

하지만, 김일성 전 주석 사망과 때를 같이해 만수대 예술단의 명성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90년대 중반 김정일 시대에는 그의 ‘선군정치’를 선전하기 위한 강력한 나팔수로 조선인민군 공훈합창단이 탄생했습니다.

<녹취: 조선인민군공훈합창단>

남성가수 120여명으로 조직된 이 합창단은 김정일 찬양과 선군사상을 옹호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수백만명의 아사자를 발생시킨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때에도 김 위원장은 근 30차례나 공연을 관람할 만큼 예술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 들어 와서는 은하수 관현악단이 뜨고 있습니다.

2009년에 조직된 것으로 알려진 은하수 관현악단은 김 전 위원장이 “모든 예술단체들이 따라 배워야 할 본보기”라고 극찬해 북한 예술계를 대표하는 악단으로 거듭났습니다.

이처럼 북한에서 지도자가 바뀔 때마다 음악단이 바뀌지만, 지도자의 취향을 대변한다는 특징도 갖고 있습니다.

주체를 강조했던 김일성 시대에는 만수대예술단이 혁명가극과 가요를 주로 다루었다면, 김정일 시대의 공훈합창단은 주로 선군사상을 다루었습니다.

한편, 은하수 관현악단은 외국 생활을 두루 경험한 김정은 시대의 미감에 맞게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는 3월 남한의 정명훈 서울시향 감독이 은하수 관현악단의 지휘봉을 잡고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관현악단)와 합동공연을 가질 예정입니다.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에서 예술은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된다”면서 “지도자가 바뀔 때마다 유명한 가수들과 연주가들을 흡수하는 방법으로 새 악단을 조직해서는 자신을 찬양하는 단체로 이용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