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 남북한 청소년으로 구성된 합동 교향악단을 구성해 오는 8월15일 광복절에 남북한을 오가며 연주회를 여는 행사가 추진 중입니다.
정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5대 교향악단 중 하나인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의 샤를 뒤투아(74) 상임지휘자가 오는 8월 15일 광복절에 남북한 청소년 합동 교향악단의 공연을 한반도에서 선보일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이를 위해 뒤투아 상임지휘자는 “지난 6월 평양을 방문해 북한문화성과 윤이상재단의 관계자를 만나 합동 교향악단 구성과 연주회 개최에 대해 논의했는데 그쪽에서 확고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스위스 출신의 뒤투아 상임지휘자가 남북한 청소년 음악인들을 한 데 모아 광복절에 남한과 북한을 오가며 공연을 하려는 데에는 그의 오랜 친구 고(故) 윤이상 작곡가의 영향이 컸습니다.
Charles Dutoit
: 개인적으로 한국에 애착을 느끼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1951년 교실에서 한국전쟁에 대한 소식을 라디오로 들었습니다. 이후 1982년인가 83년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현대음악축제에서 베를린에서 온 윤이상 작곡가를 처음 만나 그후 오랫동안 친분을 맺어왔죠. 당시 북한에 윤이상재단을 둔 그는 저더러 북한에 와서 음악회를 열어달라고 초청하기도 했습니다.
합동 교향악단 구성 및 연주회 개최를 위해 뒤투아 상임지휘자는 2009년부터 음악감독으로 활동해 온 린덴바움뮤직을 통해 한국 통일부에 사업 신청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통일부의 이종주 부대변인은 “26일 현재까지 이에 대한 사업 신청을 받은 바 없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Charles Dutoit
: 남북 청소년 합동 교향악단의 공연이 개최될 경우 50명씩 구성해 남한과 북한에서 각각 공연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주곡은 정치적 성향을 띠지 않으면서 관객들이 강한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과 같은 교향곡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뒤투아 상임지휘자는 “남북한의 정치적 상황이 복잡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합동 교향악단 공연이 한반도에서 개최되지 못할 경우 모국인 스위스 정부에 제안해 볼 생각이며, 스위스에서 이번 계획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행사 개최를 위한 후원자를 찾아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뒤투아 상임지휘자가 추진중인 남북한 합동 청소년 교향악단의 공연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경우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이 2008년 평양을 방문해 공연한 이래 또 하나의 역사적인 음악 행사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뉴욕 필하모닉의 에릭 랫지 공보실 부대표는 “2008년 공연 이후 뉴욕 필하모닉의 북한 재방문이나 북한 음악인의 미국 초청 등 양측 간 어떠한 공연 행사도 계획돼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