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버려지는 아이들 많아 고아원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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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에서 길거리에 버려지는 아이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늘어나는 기아를 수용하기 위해 북한당국이 ‘제2육아원’ 건설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속적인 식량난으로 인한 가정해체와 무질서한 성풍속이 버려지는 아이들이 증가하는 원인이라고 합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최근 넘쳐나는 고아들을 감당할 수 없어 제2육아원(고아원)을 새로 내올 데 대해 지시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각 도마다 버려진 아이들을 수용할 ‘제2육아원’을 내오고 중등학원을 확장할 데 대한 내각 지시문이 내려왔다”며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도 혜광동에 있던 세탁소를 개조해 ‘제2육아원’으로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소식통도 “청진시에 있는 육아원은 수용인원을 초과해 이미 2009년부터 건물을 확장하기 시작했다”며 “최근 들어 ‘제2육아원’이라고 이름을 새로 달고 시설 확장을 마무리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고난의 행군’ 이전인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북한에는 원산, 평성, 신의주를 비롯해 일부 도시들에만 소규모의 육아원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밖에 특수한 계층의 유자녀(혁명가유자녀 등)을 위해 ‘만경대 혁명학원’과 ‘강반석 학원’을 별도로 운영해왔습니다.

그러나 ‘고난의 행군’시기 아사사태로 수많은 고아들이 생겨나자 다급해진 북한 당국은 각 도에 있는 ‘주월탁아소’를 ‘육아원’으로 개조하고 여기에 일부 부모 없는 고아들을 수용했습니다.

‘주월탁아소’는 1980년대 주야로 일하는 부모들을 위해 만들어진 탁아소로 야간은 물론 휴식일이나 명절에도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시설이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경우 혜명동에 있던 ‘주월탁아소’를 개조해 200명 규모의 ‘육아원’을 만들고 여기에서 300명이 넘는 고아들을 관리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마저도 모자라 최근에는 기존의 혜산시 혜광동에 있던 세탁소 건물을 ‘제2육아원’으로 꾸렸지만 ‘고난의 행군’ 시기보다 더 많은 고아들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고아들이 이렇게 늘어난 원인에 대해 소식통들은 ‘화폐개혁’의 후과와 문란한 성생활을 꼽았습니다. ‘화폐개혁’ 이후 많은 가정들이 파탄 나거나 부모들이 사망하면서 길가에 버려진 아이들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북한 당국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최근 몇 년 사이 매음행위(성매매)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데다 돌격대나 군대와 같은 집단생활 과정에서 원하지 않은 임신과 출산으로 버려지는 아이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입니다.

가정이 파탄 돼 꽃제비가 되거나 부모들이 모두 사망한 고아들의 경우, 출생지나 경력, 생일 정도는 알 수 있으나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아이들은 출생지는 물론 생일이나 이름조차 파악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소식통들은 북한 당국이 출산을 장려한다면서 낙태수술을 전면적으로 금지시킨 데다 산부인과 의사들의 피임수술까지 불법행위로 규정해 놓아 해마다 이처럼 버려지는 아이들이 늘어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모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고아들은 모두 제2육아원에 보내지는데 이곳의 어린이들은 제1육아원보다 훨씬 열악한 생활환경에서 근근이 생존해 간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그런가하면 북한 당국은 유엔감시기구나 국제적십자사에서 나온 조사요원들에게 육아원 어린이들의 참상을 그대로 보여주어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을 유도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