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김정은 제1비서가 전국의 각 도(道) 마다에 평양 애육원 수준의 애육원(고아원)을 의무적으로 하나씩 꾸리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지방주민들이 정신적, 경제적으로 큰 고역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의 김정은 제1비서가 당 창건 기념 70돌까지 각 도(道)마다 평양 수준의 애육원을 한 개씩 세우라는 지시를 내려 각 지방 당과 행정일꾼들, 주민들 모두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이 같은 소식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한 량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원수님 방침을 받은 각 도에서는 이에 필요한 건설비용을 모든 기업소와 기관에 내리매겼다”면서 “건설비용 과제를 부여 받은 각 단위 기관과 기업소에서는 또 다시 그 비용을 고스란히 소속 성원들에게 내리매겼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내가 속한 기업소에서는 1인당 현화(미화)로 10달러를 바치라고 했다”면서 “10달러면 대충 계산해도 쌀 열 킬로(10Kg)를 넘게 살 수 있는 매우 부담스러운 액수”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까지 원수님 지시사항을 완수해 낼 도(道)는 단 한 군데도 없을 것 같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원수님 지시사항을 수행하지 못하거나 실적이 미진하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각 도당과 행정일꾼 책임자들은 다른 도(道)의 해당사업(애육원 꾸리기) 진척도를 열심히 살펴보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이미 각 지방에도 애육원이 있긴 하지만 평양의 애육원 수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한심한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문제는 중앙에서 예산 한 푼 안 내려 주고 무조건 주민들에 건설경비를 떠넘기는 것”이라면서 “한 마디로 북한주민들은 월급을 받기는커녕 월급을 바치면서 직장에 다니는 꼴”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평안북도 소식통은 “우리 도(道)의 경우는 “기업소 뿐만 아니라 여맹(여성동맹)에서도 부녀자들에게 5달러씩 내리매겼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남한에 정착한 평양 출신 탈북자 김 모씨는 “김정은은 집권 이래 인민 사랑을 내세우며 부인 리설주와 함께 애육원과 보육원을 자주 찾았다”면서 “하지만 김정은이 지금까지 평양 이외의 다른 애육원과 보육원을 찾았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주로 평양의 잘 꾸려진 애육원들을 남한과 외국 언론들에 소개해 왔고 이에 대한 외부세계의 비판을 의식한 김정은이 지방에도 고급 애육원을 꾸릴 것을 지시한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