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최고 화가들 작품, 뉴욕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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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화단의 최고봉으로 알려진 정창모, 선우영 화백의 작품들이 미국 뉴저지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새로운 미술 장르라 할 수 있는 '북화'를 소개하는 행사였습니다.

정보라 기자가 전시회장을 다녀왔습니다.

북한에서 공훈 예술가, 인민 예술가로 칭송받는 두 화가 정창모, 선우영씨의 그림 등 20여점이 뉴저지 해켄색의 리버사이드 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전시되고 있는 북한 최고 화백들의 그림은 미주 한인 신동훈씨가 1988년부터 북한을 방문해 수집해 온 그림 중 일부로 독도, 금강산, 백두산, 칠보산, 금천 폭포 등 풍경과 꽃 등을 그린 것입니다. 정창모, 선우영 화백의 작품 18점과 함께 북한의 젊은 서양화가 탁효연씨의 작품도 2점 전시되고 있습니다.

그림을 수집하기 위해 현재까지 100여 차례 북한을 다녀 온 신씨는 “북한 몰골화의 거장 정창모 화백과 진채세화의 대가 선우영 화백의 작품은 북한 미술계에 있어 새로운 장르라 할 수 있는 ‘북화, 즉 조선화’의 대표작”이라며 “북화는 강렬한 채색이 특징이다”고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신동훈 화백: 북화의 특징이 채색이에요. 강렬한 채색. 전통적인 우리(남북한) 그림에다 강렬한 색깔을 합친 새로운 미술이에요. 우리 미술을 새롭게 탄생시킨 거지요. 북한에서는 인민들이 보고, 느끼고, 알아먹고, 좋아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자는 취지에서 생긴 것입니다.

신씨는 “정창모 화백을 만나러 평양을 찾았으나 번번히 실패한 후 10번째 비로소 만남이 성공했다”며 현재는 고인이 된 두 화백이 생전에 독도가 한반도 땅인데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가졌으며, 북한의 그림이 외부 세계에 소개돼 미술계의 흐름에 알려지기를 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의 대부분은 북화를 보며 향수를 느끼기도 했고, 북한산 그림을 처음 접한 것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날 관람객 중 애트나 알버트씨는 “회사에서 한국인 동료들이 있어 한반도 역사에 대해 가끔 듣곤 했는데 이렇게 북한 그림을 미국에서 본 것이 놀랍고, 그림들이 어떻게 미국으로 건너올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신씨는 현재까지 북한산 그림을 미국으로 가져오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제재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시 장소를 제공한 리버사이드 갤러리의 윤경렬 대표도 “여러 작가의 그림을 전시했지만, 북한 화가의 작품을 전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윤경렬 대표: 이북 작가들의 그림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희귀하면서도 약간의 말썽도 있을 법하고, 그런 반면에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더군다나 독도 전시는 요즘 이슈화되고 있는 독도 문제와 부합해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앞으로 가능하다면 이런 전시를 가끔씩 해볼 생각입니다.

정창모, 선우영 화백의 작품 전시는 11일 시작해 18일까지 이어집니다. 뉴욕에 있는 주유엔북한대표부의 신선호 대사에게도 전시회 초청장이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