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뇌부 대거 판문점 방문 배경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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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달 초 판문점을 방문한 이후 당과 군 수뇌부 130여명이 잇달아 판문점 주변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3일 김정은 부위원장은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기남 당 비서, 강석주 외교담당 부총리, 김영철 총정찰국장 등 북한의 당과 군 수뇌부를 대거 대동하고 판문점을 방문했습니다.

그 이후 4일에는 리영호 북한군 총참모장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판문점을 찾는 등 지난주에만 130 여명이 넘는 북한의 당과 군 수뇌부가 판문점의 통일각 등을 방문했다고 한국 군 관계자가 14일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 당국이 한미 합동군사 훈련 등과 관련해 연일 한국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면서 김정은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수뇌부의 판문점 방문은 한국에 대한 북한의 ‘강경한 대응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북한 지도층 인사 관련 문제에 정통한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해외지도부연구국장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북한 수뇌부가 연이어 판문점 주변을 방문하는 데는 몇 가지 배경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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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대남도발을 준비하는 징후로 볼 수 있고 또 한미합동 군사훈련과 관련해 북한 측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쪽에 전하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고스 국장은 1994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북한 최고 지도자가 된 후 판문점을 찾은 적이 있다면서 김정은 부위원장도 김 전 위원장의 전철을 밟는다는 측면, 또 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최전선 상황과 그 경계 태세를 점검한다는 차원의 방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미국의 안보 문제 전문가는 판문점을 비롯해 최근 김정은 부위원장이 군부대를 자주 방문하는 이유는 자신에 대한 군부의 지지를 북한 내에 과시하고 또 군 통수권자로서 자신의 결연한 의지를 선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한편 한국 군 당국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북한군이 도발을 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북한 측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미국 해군분석센터의 고스 국장은 북한의 대남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 최소한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 100주년 기념일까지는 그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