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선 노동당의 지위와 역할등은 '노동당 규약'과 '당의 유일사상 체계 확립 10대 원칙' 그리고 '사회주의 헌법'등에 구체적으로 기술돼 있습니다. 노동당 규약 전문에는 조선 노동당이 '북한의 모든 조직체 중 최고 형태의 혁명 조직'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북한 헌법 11조에는'조선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은 조선 노동당의 영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조선 노동당이 지난 63년동안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북한을 운영해 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역사적으로 과거 많은 사회주의 국가들이 모든 권력을 하나의 당으로 집중시키고 당이 국가를 운영해 왔습니다. 중국 역시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공산당이 주도적으로 개방 개혁을 이끌어 냄으로써 오늘날 중국이 발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당이 주민들을 위한 정책을 결정하고 운영하는 기구가 아니라 오직 최고 지도자 한 사람의 우상화와 권력을 유지하는 도구 역할을 하면서 북한의 비극은 시작됐다고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조선 노동당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당대회가 지난 1980년 10월 6차 대회를 마지막으로 28년동안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조선 노동당 규약에 따르면, 당 대회는 5년마다 한번씩 소집돼 북한내 중요 현안들을 논의하고 미래의계획을 결정 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을 잡은 이후 28년동안이나 당 대회를 열지 않은 것은 북한의 정책 결정이 모두 김정일 개인을 중심으로 한 측근들에 의해서 이뤄지지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남한 통일정책 연구소의 고영환 연구원의 말입니다.
고영환
: 통치 형태 자체가 변했다는 것이죠. 김일성처럼 사람들 많이 모아놓고 회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인물들한테 권한을 줘서 해당 부문에 대한 정책을 세우되 철저하게 자신의 재가를 받고 하는 측근의 의한 정치를 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소수만 모아놓고 하는 밀실 정치를 좋아해서 안하는 것입니다.
노동당 규약은 또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당 중앙위원회가 최고 지도기관의 역할을 대행하고 당 중앙위원회는 6개월마다 1회 이상 전원회의를 소집해 당 내외의 문제들을 논의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원회의 또한 1993년 제6기 21차 대회를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조선 노동당이 당 대회도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도 열지 않는등 국가 운영 기능을 잃어 버린 것은 북한 체제가 더이상 공산주의 체제가 아닌 1인 독재 체제로 변질됐음을 보여 준다고 남한 국민대 란코프 교수는 지적합니다.
란코프
: 제가 볼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즉 사회주의 진영의 붕괴입니다. 북한 집권 계층도 사회주의가 효과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은 옛날 공산주의 사상에서 벗어나 지금은 자생적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가족적 독재 국가'로 변천하고 있습니다.
조선 노동당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자 북한 사람들도 과거처럼 입당을 간절히 원하지 않는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탈북 언론인 정영씨는 북한의 오랜 경제난으로 당원만 되면 앞길이 창창하단 말도 옛말이 되어 버렸다고 말합니다.
“당원이라고 배급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이 최고지 당원이 되는 것은 이제 인기가 없습니다. 당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한테 당 고위 간부들이 내 당증 가져 가라는 조롱꺼리도 생겼습니다. ”
노동자들의 지상낙원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해 이밥에 괴기국을 먹여주겠다던 국가 최고 지도자의의 약속은 현실과 다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