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탈북 문인들이 전세계 문인단체인 국제 펜클럽 회원 가입을 추진 중입니다. 가입이 통과되면 탈북 문인들은 북한에서 자유를 뺏긴 채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동료작가 구출 운동을 펼 계획입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재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펜 대회에서는 오는 14일 탈북 문인 26명으로 구성된 ‘망명 북한작가 펜(PEN)센터’가 국제 펜클럽 회원으로 정식 가입시킬 지를 표결로 결정합니다.
‘망명 북한작가펜센터’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탈북 출신 작가 장진성 씨는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기구가 자칫 민감할 수 있는 이념의 문제를 문화라는 보편적인 언어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장진성: 인권의 문제를 이념으로 맞서지 않고, 문화로 전파시키는 것은 그 의미가 큽니다. 북한도 이런 문화의 힘을 알고 있어서, 관영 매체를 통해 이번 가입을 반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북한 관영 매체인 노동신문이나 우리 민족끼리가 최근 ‘망명 북한작가펜센터’의 국제 펜클럽 회원 가입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을 낸 것은, 북한 당국도 문화를 통해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것의 파괴력을 알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장 씨는 설명했습니다.
또 장 사무국장은 ‘ 망명 북한작가펜센터’의 가입이 통과되면 서울에 사무소를 마련하고 북한 인권과 관련해 캠페인이나 행사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진성: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갇혀 있는 작가 출신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구출하는 운동을 전개해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알리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망명 북한작가센터’는 북한에도 표현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며 탈북 작가들이 북한의 진실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이번 국제펜 정식 가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제펜 대회 총회에서는 11일 열린 문학포럼에서 탈북 문인 도명학 씨 등은 북한에서 작가로서 겪었던 어두운 체험을 적나라하게 고발했습니다.
전세계 문인 등 수 백 명이 객석을 채운 가운데 도 씨는 북한에서 시인으로 활동하다 반체제 작품을 지었다는 이유로 국가안전보위부에 수감됐던 일을 털어놔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