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보위부, 이미지 개선용 연극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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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예술 공연까지 하면서 자기 존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후계자 김정은이 등장한 이후 달라진 모습인데요, 무슨 이윤지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수십만 명의 정보원을 가지고 주민감시를 벌이고 있는 비밀조직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이례적으로 ‘얼굴’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13일 북한 중앙텔레비전에 출현한 보위부 예술선전대는 ‘인상문제’라는 촌극을 선보였습니다.

“보십시오. 보위원의 인상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인상문제, 보위원의 인상이 좋으면 인민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보위원의 인상이 나쁘면 인민들은 마음의 빗장을 지릅니다. 그런데 인민의 아들딸인 보위원들이 인상이 나빠서야 되겠습니까?”

지금까지 실체를 숨겨오던 보위부가 존재를 공개한 것은 김정은 등장이후 달라진 모습입니다.

특히 김정은이 국가안전보위부 부장직을 맡았다는 정보가 나오면서 보위부 이름은 더 자주 북한매체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태양절(4.15)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은 국가안전보위부 예술선전대 공연을 관람했고, 김정은 등장 이후인 지난해 10월 26일에도 김 부자는 보위부를 찾았습니다.

이는 3대 세습을 강행하고 있는 북한이 주민감시를 위해 보위부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문제전문가는 16일 “소련과 동구권이 붕괴되던 90년대 초에도 김정일이 보위부에 ‘당의 보위대’ ‘최고사령관의 보위대’라는 칭호를 주고 활용했는데, 이번에도 김정은에게 발판을 만들어주기 위해 보위부를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보위부는 약 20만 명의 정치범을 관리하는 ‘폭압기관’이라는 나쁜 이미지(인상)를 갖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기 위한 ‘주민 달래기용’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가안전보위부는 산하에 수만 명의 보위원과 수십만 명의 비밀 정보원들을 가지고 감시를 벌이는 거대 비밀 조직입니다.

대북 전문매체인 데일리 NK는 “김정은의 지시로 보위부의 감시체계가 ‘5호담당제’에서 ‘3호담당제’로 바뀌었다”고 얼마 전 밝혔습니다.

국경일대의 주민 3명 중 1명이 보위부 비밀정보원이라는 지적입니다.

현재 보위부는 국경일대에서 탈북자 단속과 외부정보 유입을 강력히 단속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탈북하다 잡힌 사람들을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고, 그를 돕던 사람이나 가족들을 외딴 산골로 추방 보내 보위부는 공포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주민들의 이런 불신과 따돌림을 피하기 위해 북한 보위부가 주민들을 상대로 예술 공연까지 돌리면서 친근감을 과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위부가 공연에서 주민신고를 독려한 것도 “주민감시의 기본 요소인 신고체계를 통해 3대 세습을 실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북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