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기생벌 병충해 관리 확대 시급

북한 금강산 온정리 마을의 말라버린 옥수수밭에서 학생들이 남아있는 옥수수 알맹이를 찾고 있다.
북한 금강산 온정리 마을의 말라버린 옥수수밭에서 학생들이 남아있는 옥수수 알맹이를 찾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스위스 개발협력청은 북한이 환경친화적인 ‘기생벌’ 옥수수 병충해 관리법을 전국적으로 확대실시할 것을 권고했다고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기생벌’ 병충해 관리법을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하면 2015년까지 50만 톤의 옥수수를 추가로 생산하고 식량안정성을 높여 기아인구수를 반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스위스 외무부 산하 개발 협력청(SDC)은 북한에서 2002년부터 친환경적으로 농작물의 해충을 없애는 방법을 시험적으로 실시해 왔습니다. 특히, 북한의 주요 작물인 옥수수의 속 대에 생기는 ‘강냉이 대벌레’를 ‘기생벌’을 이용해 없애는 방법으로 시험 농장에서 옥수수 생산량을 25% 늘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짧은 농사기와 병충해로 수확량이 떨어지는 옥수수는 북한의 주요 곡물 중 하나입니다. 2007년 통계를 보면 북한의 경작 가능한 토지의 20%인 49만 5천 헥타르가 옥수수밭입니다. 스위스 개발협력청 안드레아스 게릿츠 공보 담당관은 2002년부터 북한 당국과 협력해 옥수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통합해충관리’를 추진해 왔습니다.


게릿츠 담당관: 황해북도 수안군과 곡성군 그리고 평양 지역의 3개 시범 협동 농장에서 성공적인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스위스 정부는 북한 농업과학원과 농업성의 ‘통합해충관리’를 지원해 왔는데요. 화학 살충제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생물학적 방법으로 해충을 없애는 지속가능한 작물수확 방법이죠.

‘기생벌’을 이용해 옥수수 속 대의 해충을 없애는 친환경적 방법인 ‘통합해충관리’로 5천600 헥타르에 이르는 지역에서 옥수수 생산량이 25%가 증가해 헥타르 당 1.1톤의 옥수수 알곡이 생산됩니다.

이른 봄에 군집을 이루는 옥수수 ‘대벌레’의 해충을 없애기 위해 매년 총 28억 마리의 ‘기생벌’을 지역화된 생산기기를 사용해 키우고 있습니다. ‘기생벌’ 관리법은 북한의 취약한 사회기반시설의 약점을 보완하고 전기사용량도 3분의 2가량 줄이는 등 지역특성에 맞는 환경친화적 병충해 퇴치법입니다.

한편, 탈북자 이민복씨는 1990년 자신이 북한의 농업과학원 옥수수 연구소에서 병리육종 연구사로 일했던 당시에도 ‘기생벌’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사: 옥수수 곤충 애벌레의 몸속에 ‘기생벌’이 알을 깝니다. 알이 부화되고 해충의 몸속에서 기생하는 벌이 해충의 영양을 먹으면서 자라면 해충이 죽게됩니다.

20년 전에 북한에서 연구를 했지만 농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없는 혁신적인 농법은 효율성이 떨어졌다고 이 연구사는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사: (협동농장에서)열심히 해봤자 내 것이 안되니까요. 그저 눈치나 보고, 과학자들이 연구한 대로 도입이 안돼요. 10%, 20%, 30% 효과가 날까 말까 했어요. 대충대충 해버리니까요.

북한 농민은 협동농장이 자신들의 소유가 아니라서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충분히 효과를 보지 못할 정도로 소홀하게 도입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