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조선중앙통신 공동 사진전 개막

지난해 4월15일 북한 김일성 전 주석의 99회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평양공원에서 열린 공연을 앞두고 북한의 어린 무용수가 팬다곰 복장을 한 소녀들 주위를 뛰어다니고 있다.
지난해 4월15일 북한 김일성 전 주석의 99회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평양공원에서 열린 공연을 앞두고 북한의 어린 무용수가 팬다곰 복장을 한 소녀들 주위를 뛰어다니고 있다. (AP/David Guttenfelde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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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미국의 AP통신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KCNA)이 공동 개최하는 사진전 ‘북한의 창’이 15일 뉴욕시에서 개막했습니다. 약 80점의 사진이 전시 중입니다.

정보라 기자의 보돕니다.

북한의 여성 교통 순경이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고 길을 건너는 모습, 라선의 한 극장에서 북한 어린이 3명이 유니폼을 입고 무대 위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 황혼녂 전기 사정이 열악한 평양시 한복판에서 김일성 전 주석의 초상화가 걸려있는 건물에서만 유일하게 불빛이 새어 나오는 모습 등 북한의 생활을 담은 사진 79점이 15일부터 내달 13일까지 뉴욕시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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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Jong Il 2010년 4월12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오른쪽)이 조선인민군 부대를 시찰해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AP 제공/KCNA)

‘북한의 창’이라는 주제로 세계적인 통신사 AP와 조선중앙통신이 공동 개최한 이번 전시회는 각 통신사가 그동안 찍은 북한 주민들의 일상, 지도부의 현장 시찰, 자연 경관, 도시 전경 등의 사진을 통해 관람객들이 북한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목적을 담고 있습니다.

AP통신 뉴욕 본사의 폴 콜포드 공보국장은 “전시 중인 사진의 절반은 AP통신의 외국인 기자들이, 나머지 절반은 조선중앙통신의 북한인 기자들이 찍은 것”이라고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Paul Colford]

전시회 관람객들은 AP통신과 조선중앙통신의 사진 보도 방식을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 주민의 일상이나 정부 관료들의 모습을 각 통신사가 서로 어떻게 다르게 표현했는지 관점의 차이를 비교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것이 이번 전시회의 묘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콜포드 공보국장은 이어 AP통신과 조선중앙통신의 공동 사진전을 이번에는 뉴욕에서 열지만 조만간 평양에서 여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시의‘The 8th Floor’갤러리는 그 동안 자선사업 분야의 문화, 예술 행사가 자주 열렸던 장소입니다.

이 갤러리의 관계자 애나 고닉씨는 “갤러리에서 북한 사진 전시회는 이번이 처음 여는데 개인적으로는 사진을 보면서 북한이라는 나라가 어떤 곳인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이번 행사가 미국과 북한 양국 간의 관계를 푸는 문화 행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이번 전시회의 개막식이 열린 15일부터 16일 오후까지 40-50명 정도의 행사 관계자 및 관람객들이 다녀갔으며, 전시회를 위해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관계자 4명이 뉴욕을 방문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뉴스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보도의 진실성과 관련해 AP통신의 평양지국이 북한 당국의 간섭으로 편파적인 보도를 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뉴욕 주력 일간지의 사진기자 중 한 명은 AP통신이 은둔의 나라 북한에 들어간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서방 언론사의 기사 보도에 북한 당국이 모든 점을 컨트롤할 수 없다고 보며, 앞으로 만약 북한에서 쿠데타나 시민혁명이 일어날 경우 AP통신이 이를 취재해 전세계에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 주는 교훈이 크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