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시인 장진성 씨 “내가 만난 김정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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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빠져 나온 한 시인이 얼마 전 숨진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인연을 해외언론을 통해 털어놨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잡니다.

탈북시인 장진성 씨가 영국의 BBC방송과 가진 회견내용이 5일 인터넷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장 씨는 이 방송과의 회견에서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특별한 만남을 소개했습니다.

2004년 탈북한 장 씨가 북한에서 한 일은 바로 김정일 정권을 찬양하고 주민들을 상대로 선전.선동하는 시와 구호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1999년 북한에서 신과 같은 존재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장씨는 김 위원장의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에 실망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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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성 / 탈북시인

] “처음에 김정일을 만났을 때는 정말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동안 세뇌 당해 왔던 모습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기적인 모습에 실망했습니다.”

이때 장 씨는 김 위원장으로부터 세계적인 고급시계 로렉스를 받았으며 개인면담을 한 덕분에 1주일에 한번씩 배급을 받고 웬만한 죄를 지어도 벌을 받지 않는 특권을 누릴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들여온 책을 마음대로 볼 수 있었던 장씨는 가까운 친구들과 책을 몰래 돌려 읽다 정보당국의 감시를 받게 되고 결국 탈북을 했습니다.

장 씨는 그렇게 많은 북한주민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는데도 최고 특권층의 경우 매일 매일 쌀은 물론 계란과 각종 고기를 배급 받으며 배불리 먹고 있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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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성 / 탈북시인

] “북한은 계층에 따라서 식량배급 체계가 다릅니다. 1일배급과 3일 배급, 그리고 일주일 배급이 있는데 그 중에 1일 배급이 최고 특권계층이 누리는 혜택입니다.”

또한 장씨는 한국으로 들어와 처음 눈에 띈 것이 바로 숲이 우거진 산이었고 길거리에서 자유롭게 자신들의 의견을 펼치는 집회였다면서, 한국이야말로 독재자가 아닌 주민에 의해 움직이는 나라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탈북시인 장진성 씨는 한국에서 북한주민의 처참한 삶을 묘사한 시집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를 펴낸 바 있습니다.